LG 마무리 장현식 "지난해 구원왕 정해영을 위협하겠다"

연합뉴스 2025-01-23 14:00:17

KIA에서 함께 뛰던 장현식과 정해영, 이제는 세이브 경쟁

LG 마무리 장현식과 KIA 마무리 정해영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장현식(29·LG 트윈스)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정해영(23·KIA 타이거즈)을 고운 눈으로 흘기며 "121세이브를 거둔 투수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나요"라고 웃었다.

하지만, 곧 "시즌 내내 해영이를 위협하겠습니다"라고 '세이브 경쟁'을 예고했다.

2024년 프로야구 KIA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던 장현식은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LG와 4년 총액 52억원에 계약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2025시즌 마무리 투수로 장현식을 낙점했다.

'LG 마무리 투수'라는 새 옷을 입고 스프링캠프 현장으로 향하는 길, 운명처럼 장현식은 KIA 선수들과 만났다.

KIA와 LG는 23일 같은 항공편으로 출국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까지 함께 이동해 LG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KIA는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각각 겨울을 난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KIA는 선수단에 '우승 보너스'로 비즈니스 좌석을 선물했다.

장현식은 사비를 써 비즈니스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장현식은 "일종의 투자다. 장시간 비행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야,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몸을 잘 만들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하면서도 KIA 선수들에게 "나를 위해 10만원씩 걷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해 우승을 함께 일군 '전 동료'들과는 여전히 애틋하다.

하지만, 이제 장현식은 LG의 뒷문을 지키는 투수다.

인터뷰하는 장현식

지난 8일 LG 트윈스 신년 인사회는 '일본 개인 훈련 일정' 때문에 불참한 장현식에게 스프링캠프는 LG 동료들과 가까워질 기회다.

장현식은 "FA로 왔으니, 좋은 몸을 만드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서 신년 인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LG 선수들과 빨리 가까워지고 싶다. 빠르게 팀에 융화하겠다. 좋은 계약을 해 LG에 왔으니, 새로운 동료들에게 밥도 사겠다"고 웃었다.

새로운 홈 잠실야구장은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다.

장현식은 "보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중간 계투보다는 등판 시점을 예상하기 쉬운 마무리 투수가 좋다"며 "잠실구장은 서울고 시절부터 동경해오던 곳이다. 예전부터 잠실에 오면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고 반겼다.

2024년 KBO리그 구원왕은 31세이브를 거둔 정해영이었다.

올해 장현식은 LG 마무리로서 정해영과 경쟁한다.

장현식은 "정해영이 나를 계속 신경 쓸 수 있게 하겠다. 계속 위협할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정해영은 "장현식 선배가 팀을 떠나 아쉽지만, 그래도 선배의 새 출발을 응원한다"고 화답했다.

둘의 구원왕 경쟁은 KIA와 LG의 순위 싸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