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세계 한센병의 날…작년 국내 신환자 5명 모두 외국인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국내 체류 외국인 한센병 환자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 방역 당국이 올해 무료 검진을 늘리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26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한센병의 날'을 맞아 국내외 한센병 발생 현황과 퇴치·예방 정책 등을 23일 발표했다.
한센병은 '나균' 감염에 의해 걸리는 만성 감염병으로, 다중약물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WHO는 한센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병을 예방하기 위해 매년 1월 마지막 일요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한센병 신(新)환자는 모두 18만2천815명으로, 71.9%가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나왔다.
국내에선 2008년 이후 매년 한 자릿수의 신환자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엔 모두 5명이 나왔는데 모두 해외에서 감염된 외국인이다.
이에 질병청은 외국인 한센병 신환자 발견을 위한 한센병 무료 검진 횟수를 작년 12회에서 올해 15회로 늘리고, 접근성 향상을 위해 결핵, 에이즈 등 타 감염병과의 통합 검진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한센병 환자의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해 가톨릭한센병연구소 및 한국한센복지협회와 이동·외래·입원 진료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치료 종료 후 재활과 재발 관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선 생활환경 개선과 생계비 지원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국내 한센병 사업 대상자는 작년 기준 총 7천135명으로, 평균 연령은 80.9세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국내 한센병 환자 대부분이 오랜 기간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기본 인권을 보호받지 못한 사회적 약자"라며 "이분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 청장은 "국내 한센병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아직 근절되지 않았고, 해외 유입을 통한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검사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