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주들도 폐기압박…JP모건·골드만 CEO "유색인·성소수자에 계속 손 내밀 것"
트럼프 행정부, 공무원에 "DEI 폐기 저항하는 직원 색출" 지시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귀와 함께 미국 전역에서 인종·성 소수자 등 다양성을 보호하는 'DEI'(Diversity·Equity·Inclusion) 정책이 폐기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월가 주요 인사들이 여기에 반발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인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DEI 정책은 자신들의 사업에 도움이 된다면서 이를 폐기하라는 일부 주주들의 요구에 반박했다.
그는 소외된 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노력은 기본적으로 JP모건의 사업에 도움이 되며, JP모건의 DEI 노력에 관해 각종 커뮤니티 지도자와 미국 전역의 주 정부 당국자들로부터 칭찬을 받아 왔다면서 "우리는 흑인과 히스패닉, 성소수자(LGBT)와 참전 용사 커뮤니티에 계속해서 손을 내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별도로 진행된 CNBC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회사는 탈탄소화와 다양성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DEI 정책 폐기를 요구한 주주제안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다면서 자신의 고객들은 "탈탄소화와 기후 변화에 대해 생각하며, 그들의 사업과 어떻게 전 세계에서 능력의 다양성을 찾을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 고객들과 대화하고 우리가 항상 해왔던 일을 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미국에서는 진보 세력의 DEI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기업들을 상대로 DEI 정책을 폐기하라는 일부 주주·소비자 단체들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의 주주인 시민단체 국가법률정책센터(NLPC)와 보수 싱크탱크 공공정책연구센터(NCPPR)는 이 은행들을 상대로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보수와 DEI 항목 간의 연관성을 제거하고 시행 중인 DEI 정책들을 검토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내놨다.
다만 블룸버그는 자체 데이터에 따르면 과거 보수 단체들이 내놓은 비슷한 제안들이 주주 투표에서 평균 2%가 겨우 넘는 찬성을 얻었다면서 이번 제안도 투표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내다봤다.
한편 취임 직후 정부의 DEI 정책을 즉각 폐기하고 나선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 직원들에게 DEI 정책 폐기 지시를 따르지 않는 동료들을 색출할 것을 지시하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 정부 직원 수만 명은 "암호화되거나 부정확한 언어를 사용해 이러한 (DEI) 프로그램을 위장하려는" 시도에 대해 앞으로 10일간 보고할 것을 지시하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은 "이 정보를 제때 보고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부정적인 결과도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러한 정보를 앞으로 10일 내에 보고하지 못하는 것은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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