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투명하면서도 펼치거나 구부리는 게 가능한 '탄성 디스플레이 소재'의 문제점으로 지목되던 늘렸을 때의 화면 일그러짐을 해소한 새 기판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손정곤 전자융합소재연구센터장 연구팀이 홍용택 서울대 교수와 공동으로 푸아송비를 낮춘 나노구조 정렬 신축성 기판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보통의 소재는 한쪽으로 늘리면 수직 방향으로 줄어드는 비율인 '푸아송비'를 가진다.

디스플레이 소재에서는 이 푸이송비가 높을수록 화면이 크게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해 탄성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딱딱한 폴리스타이렌(PS)과 부드러운 폴리부틸렌(PIB)으로 이뤄진 고분자 블록이 연결된 블록 공중합체를 활용해 내부 나노 구조를 정렬함으로써 기존 탄성체의 푸아송비인 0.4~0.5보다도 훨씬 낮은 0.07 이하 투명 디스플레이를 구현해냈다.

여기에 연구팀은 이 나노 구조를 기판 전체에 고르게 정렬하기 위해 롤러로 뽑아낼 때 균일한 전단력을 가하는 '전단 압연' 공정을 적용해 나노 구조가 두꺼운 기판에서도 투명도를 줄이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만든 기판을 실제 소자에 적용해 픽셀(화소)의 배열 변화를 관찰한 결과 기존 기판들에서 발생하는 픽셀 간 간격이 들쭉날쭉하거나 세로 픽셀이 붙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새롭게 개발한 소재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나 웨어러블 전자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또 전단 압연 공정은 다른 고분자 필름에도 적용할 수 있어 대면적 제작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손 센터장은 "나노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해 왜곡이 없으면서도 완전하게 투명한 스트레처블 기판을 개발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며 "이 기판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발광 소자를 전사해 늘려도 왜곡 없는 실제 디스플레이 디바이스를 구현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12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터리얼스'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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