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 후 불안 확대"…올 1분기 기업 체감 경기 4년만 최저

연합뉴스 2025-01-23 13:00:12

대한상의 '2025년 1분기 기업경기 전망지수(BSI)' 조사

계엄 선포 전후로 기업 체감경기 하락 효과 뚜렷…72→61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국내 제조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체감 경기가 국내 정치 및 대외 통상 불확실성 확대로 추가 하락하며 4년여 만에 가장 나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의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전망치 추이

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1분기 기업 경기 전망 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전 분기(85) 대비 24포인트, 전년 동기(83) 대비 22포인트 하락한 61로 집계됐다.

이는 BSI가 55로 역대 최저였던 지난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BSI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직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국내 정치 이슈로 인해 2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먼저 계엄 사태 전 실시된 1차 조사(2024.11.19∼2024.12.2)는 2천281개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1분기 BSI 전망치는 72로 집계됐다.

이후 2차 조사(2025.1.6∼2025.1.15)는 지역·업종 등을 비례 할당해 추출한 413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1분기 전망치는 1차 조사보다 11포인트 추가 하락한 61로 조사됐다.

정국 불안, 강달러, 트럼프 정책 기조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기업 심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매출액, 영업이익, 자금 사정 등 세부 항목들의 1분기 전망치 모두 1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부정적 응답이 크게 증가했다.

시장 전망 역시 비관적이어서 기업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2월에 88.2로 급락했고, 1월도 91.2로 소폭 상승했지만 기준치(100)에 못 미쳤다.

또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과 환율 변동성 확대로 자금 사정 지수도 64에 머물러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BSI 세부 조사항목 및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대한상의는 "대내외 악재로 인해 우리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의 발 빠른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의 정치 불확실성이 소비 위축, 투자 감소 등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 둔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 당국이 예산 조기 집행, 추경 편성 등 과감한 재정정책과 소비 활성화 대책을 통해 내수를 자극해야 한다"며 "고환율로 채산성 악화를 겪는 기업에 대해 맞춤 지원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대외 신인도 관리와 첨단산업 투자 강화, 에너지 인프라 구축, 기업 환경 조성, 규제 개혁 등 국회 무쟁점 경제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1%대 경제성장률이 연이어 발표되는 등 성장률 저하라는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대내외 리스크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된 상황"이라며 "경제지표와 대외 신인도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무쟁점 경제법안에 대한 조속한 입법 지원을 통해 한국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긍정적 시그널을 보여주는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urn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