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총리와 회담 예정…수출통제 논의 주목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가 예상했다.
스호프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행사장에서 블룸버그통신과 만나 "조 바이든 행정부는 매우 강하게 밀어붙였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도 같은 방식으로 밀어붙일 걸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네덜란드가 대중국 정책에서 "조율되고 있다(aligned)"고 설명했다.
스호프 총리는 "ASML과 관련해 우리는 현재 주 단위로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수출 통제 등) 우리가 무엇을 할지는 스스로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SML은 네덜란드 경제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러한 지위가 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해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 을(乙)'로 통한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내세워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에도 ASML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라고 압박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네덜란드 정부는 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EUV 노광장비보다 사양이 낮은 심자외선(DUV) 장비 수출도 제한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미국의 '압박'에 대해 "국가안보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본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국가안보보다 경제적 동기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지정학적 상황을 보면 미국이 동맹국들에 더 많은 통제를 가하라고 계속 압박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스호프 총리는 다보스 포럼 참석차 유럽을 방문 중인 딩쉐샹 중국 부총리와 23일 네덜란드에서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 통제에 따른 중국의 보복 가능성과 관련, 스호프 총리는 "보복은 의제가 아니다. 우리는 좋은 친구로 만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마 수출 통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며 서로 매우 주의 깊게 들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중국과 좋은 무역 관계를 맺고 있지만 좋은 친구 간에도 언제나 특정 문제에 대해 분쟁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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