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북부 주민 2만명에 대피령…기존 대형 산불 2건도 아직 진행중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22일(현지시간) 추가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3분께 LA 카운티 북부 캐스테이크호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해 오후 3시 56분까지 8천96에이커(32.8㎢)를 태웠다.
'휴스 산불'로 명명된 이 화재는 불과 약 5시간 만에 여의도 면적(4.5㎢)의 7배가 넘는 규모로 퍼져 주민들을 위협했다.
당국은 이 일대에 거주하는 2만명에게 즉시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LA에 수개월째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초목이 극도로 건조해진 가운데 이날 강한 돌풍이 불며 불길이 급속히 번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미 기상청(NWS) LA 지소에 따르면 이날 산불이 발생한 지역의 습도는 7%로 매우 낮고, 돌풍의 속도는 시속 67.6km에 달했다.
NWS는 이 지역의 풍속이 이날 저녁 시속 80.5㎞로, 이날 밤과 다음날인 목요일에는 최대 시속 96.6㎞로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 산불 인근 지역에 사는 간호사 카일라 아마라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근래 다른 화재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이번 산불이 집 근처에서 발생하면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상태"리고 호소했다.
LA 주민들은 지난 7일 발생해 이날까지 보름째 이어지고 있는 2건의 대형 산불로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부 해변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은 현재까지 94.9㎢를, 동부 내륙에서 번진 '이튼 산불'은 56.7㎢를 각각 태웠다.
두 산불로 소실된 건물은 1만2천여채로 추정되며, 이에 따라 수만명이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됐다.
두 화재 지역에서 최소 28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22명이 실종 신고됐다.
두 산불의 진압률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각각 68%, 91% 수준이다.
장기간의 화재로 발생한 재와 유독한 연기가 계속 공기 중에 퍼지면서 LA 일대에는 대기질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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