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지킨 시민 형상화한 깃발·'소년이 온다' 선물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미국 버지니아주((州)로부터 '폭군의 최후'를 상징하는 깃발을 선물 받은 광주시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깃발로 답례했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강기정 시장은 지난 16일 전남대 푸드테크학과 교수진을 통해 버지니아주 정부에 광주시 시기(市旗)를 전달했다.
글렌 영킨(Glenn Youngkin) 버지니아 주지사가 식품산업 교류 방문단 환대에 감사한다며 이달 초 버지니아주 깃발을 선물한 데 대한 답례 성격이다.
버지니아주 깃발에는 고대 로마 선의 여신 버츄스(Virtus)가 독재의 신 혹은 폭군을 쓰러뜨리고 밟는 모습과 '폭군은 언제나 이렇게 되리라'는 뜻의 라틴어가 쓰여 있다.
광주시가 청사에 게양한 당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집행돼 주목받았던 이 깃발의 문구는 영국 왕의 착취에 맞서 독립운동 열기가 시작된 버지니아주의 슬로건이기도 하다.
광주시 깃발은 빛과 생명의 원천인 태양과 인간 형상을 기본으로 하며 1980년 5월 횃불을 들고 정의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시민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광주시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이자 5·18 민주화운동의 아픔을 담은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국문판과 영문판도 함께 선물로 전달했다.
강 시장은 영킨 주지사에게 보내는 서한문을 통해 "주지사님의 선물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있는 광주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큰 힘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강 시장은 "버지니아주의 깃발이 광주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뜻깊은 선물이었듯이 빛의 도시인 광주의 역사와 정신이 담긴 우리 시기가 버지니아주에 의미 있는 쓰임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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