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검정 사망자에 "시험 재개" 알린 장성군…유족 "무례" 분통

연합뉴스 2025-01-23 12:00:15

장성군 "실수로 망자에게도 보내" 사과

전남 장성군

(장성=연합뉴스) 정회성 천정인 기자 = 전남 장성군이 산불전문진화대 체력 검정을 받다 숨진 70대 지원자에게 다시 시험을 치른다는 메시지를 보내 논란이다.

23일 전남 장성군과 유족 등에 따르면 군은 전날 오후 산불전문진화대에 지원한 체력 검정 대상자들에게 다음날인 이날 오후 체력 시험을 실시한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지난 21일 열린 체력 시험 과정에서 77세 남성 A씨가 숨진 사고로 중단됐던 시험을 다시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A씨가 숨진 지 하루 만이자 망자의 장례 절차가 진행 중인 시점이었다.

더욱이 장성군은 이러한 내용의 시험 재개 안내 문자를 보내면서 사망한 A씨에게도 함께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례를 치르던 유가족들은 무례하다며 크게 상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을 황망히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눈앞에 닥친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만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장성군은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군 관계자는 "산불진화대는 내달 1일부터 운영될 예정이었지만, 시기를 앞당겨 이달 24일부터 운영하라는 상급 기관의 지침이 내려와 급하게 재개했다"며 "전체 응시자에게 절차 변경 안내 문자를 발송했는데 실수로 망자에게도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꼼꼼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실수했다.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장성군은 당초 시험 장소인 장성호 수변공원 대신 옐로우스타디움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검정 방식도 12㎏짜리 등짐을 매고 아파트 6층 높이의 계단을 오르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400m 평지(트랙)를 도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응시자 1명은 A씨 사망 사고 이후 시험을 포기했다.

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