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이용해 장기 손상 막는다" 방사선 방호 효능 확인

연합뉴스 2025-01-23 12:00:13

원자력硏 "독성·부작용 없어…한 번에 여러 장기 보호"

원자력硏, 미생물 이용해 장기 손상 막는 방법 확인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방사선 저항성 미생물 '데이노코커스 라디오두란스'(Deinococcus radiodurans)를 활용해 방사선 노출에 의한 장기 손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방사선 장애를 막기 위한 방사선 방호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화학물질로 이뤄진 방사선 방호제는 생체 독성과 부작용을 일으키는 한계가 있다.

데이노코커스 라디오두란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진행한 우주 실험에서 강한 태양광선과 방사선을 버틴 미생물로, 지구상 가장 강력한 방사선 저항성을 가진 미생물로 꼽힌다.

연구팀은 이 미생물을 대량으로 배양, 초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엑소좀(세포에서 분비되는 세포 외 소포체)을 분리한 뒤 방사선 조사시설을 활용해 방사선 피폭량과 신체 손상 간 상관관계를 알 수 있는 방사선 피폭·손상 모델을 설계했다.

엑소좀을 투여한 실험 쥐에 한 시간 뒤 8Gy(그레이, 일반적인 암 치료 시 1회 방사선량은 2∼3Gy 정도)의 방사선을 쪼인 결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생존율이 70% 이상 상승했다.

미생물 유래 엑소좀의 방사선 방호 효능 개념도

방사선에 피폭되면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조혈계와 소화를 담당하는 위장관계에 심한 손상을 입게 되지만, 엑소좀을 투여한 쥐들은 황산화 능력이 향상되고 염증반응이 억제돼 두 기관 모두 거의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FDA 승인 방사선 방호제는 하나의 장기를 대상으로 하는 데 반해, 이번 기술은 한 번에 여러 장기를 보호할 수 있다.

특히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며 안전성이 높아 독성·부작용 문제로 인해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기존 FDA 승인 방사선 방호제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기존 FDA 승인 방사선 방호제들과 방사선 저항성 미생물에서 분리한 엑소좀을 혼합한 실험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