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소 합성 생물학적으로 제어 가능"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유해 미세조류가 독소를 생성하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단세포성 생물인 미세조류는 산소를 발생시키고 유기물을 생산하는 역할을 해 해양 생태계에 없어선 안 될 존재이지만, 모든 미세조류가 환경에 이로운 것은 아니다.
일례로 알렉산드리움 퍼시피컴(Alexandrium pacificum, 이하 퍼시피컴)이라는 미세조류의 경우 수산물에 축적될 수 있는 신경 독소를 생성하는 데, 사람이 섭취할 경우 중추신경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유해 미세조류의 독소 제거를 위해 화학약품 처리나 기계적 제거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나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등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퍼시피컴과 박테리아인 '자나스키아 시스타우젠스'(Jannaschia cystaugens, 이하 시스타우젠스) 간 상호작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시스타우젠스로부터의 신호 전달이 퍼시피컴의 독소 합성 유전자 발현을 초기에서부터 고도화까지 전 단계에 걸쳐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퍼시피컴은 시스타우젠스와 영양분을 경쟁하며 독소의 합성 경로와 에너지 대사를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테리아와의 물리적인 접촉이 퍼시피컴의 독소 합성을 유도하는 핵심 요인임을 밝혀냈다.
유해 미세조류가 스트레스 환경에서 독소 생산을 통해 생존 전략을 강화한다는 기존 가설을 검증해 낸 것이다.
이준 박사는 "퍼시피컴은 영양분이 충분한 환경에서는 저독성의 신경 독소를 합성하지만 영양분이 제한된 환경에서는 에너지 소모를 억제하며 고독성으로 합성을 전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영양분의 공급 환경에 따라 스스로 대사 전략을 선택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