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피의 게임3'도 우승…"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입증해 뿌듯"
"저를 상대할 만한 사람 아직 없다고 생각"…두뇌 서바이벌 제작할 계획도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주변에서는 이제 나이 먹어서 못 할 거라면서 다들 출연을 말렸거든요. 그들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전하는 족족 우승을 거두며 '두뇌 서바이벌의 최강자'로 거듭난 장동민은 웨이브 '피의 게임' 시즌3에 출사표를 던지며 이런 다짐을 했었다고 한다.
'피의 게임3'에서도 이변 없는 우승을 거두며 일인자의 자리를 공고히 한 장동민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뿌듯하고 감동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 지니어스'에 처음 출연했던 게 10년 전이에요. 그때 우승했을 때는 전문대 나온 사람도 의지와 생각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해서 기뻤는데, 이번에는 마흔여섯살의 나이에도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뿌듯하면서도 감동스럽습니다."
최고령자로 '피의 게임3'에 참가한 장동민은 첫 게임부터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며 다른 참가자들을 압살했다.
기억력, 수리력, 논리력, 심리 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며 거의 모든 게임에서 우승을 거뒀지만, 장동민은 "똑똑해서 우승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강점을 승부욕이라고 꼽았다. 그는 "스펙이나 지능 면에서는 오히려 제가 대부분의 플레이어에 비해 밀렸지만, 승리에 대한 욕망만큼은 제가 가장 강했다"고 짚었다.
"인터넷에 보면 위험한 상황에서 초인적인 능력으로 아이를 구해내는 부모들의 영상들이 있잖아요. 그렇게 오직 한가지 목표를 갖고 행동하다 보면 인간은 가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집중력이 제 장점이라면 장점인 거죠."
그러면서 장동민은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국내에 어떻게 이렇게 인재가 없을 수 있는지 아쉽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다들 더 강한 의지를 갖추고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래야 저한테 조금이라도 비빌만했겠죠." (웃음)
'피의 게임' 시즌3에는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또 다른 강자로 꼽히는 홍진호도 함께 출연했다. 장동민과 홍진호는 게임 안에서도 리더 역할로 나서 각자의 팀을 이끌며 대결을 펼쳤다.
장동민의 활약에 비해 홍진호의 플레이가 아쉬웠다는 반응도 나왔는데, 장동민은 "진호는 확실히 제가 몇 안 되게 인정하는 서바이벌 강자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호는 유연하지 못한 저와는 다르게 상황을 빠르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이 있다"며 "진호팀, 동민팀의 멤버 구성이 바뀌었다면 저는 진호처럼 못 했을 것 같다"고 했다.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소사이어티 게임 시즌2', '피의 게임 시즌3'까지 이제껏 참여한 모든 서바이벌에서 우승한 장동민에게 또 한 번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겠느냐고 묻자 그는 "상대가 될 만한 사람이 나타나면 하겠다"고 답했다.
"평소에도 시청자로서 서바이벌을 자주 챙겨보는데, 저를 능가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친구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어차피 이길 게임은 재미없거든요. 그래도 이번에는 그래도 큰 기대를 갖고 나갔는데, '왜 나 이상의 의지를 불태우는 사람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승부욕을 자극하는 사람이 보인다면 붙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겠죠."
직접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간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준비를 다양하게 해뒀다"며 "시뮬레이션에 특히 자신 있기 때문에 잘 만들 자신이 있다. 여건이 되면 제작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동민은 스스로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학교 때 학교에서 했던 지능지수(IQ) 검사에서 108점인가 111점을 받았다"며 "저는 그 결과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때 컨디션이 안 좋았다거나, 다시 제대로 검사하면 180점이 나올 것 같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아요. 앞으로도 제 IQ를 측정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냥 '108인지 111인지 잘 기억 안 납니다'라고 말하는 장동민으로 남고 싶습니다."
co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