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러 '간첩선' 수역 진입에 핵잠수함 부양해 '경고'"

연합뉴스 2025-01-23 06:00:08

HMS 서머싯호가 러시아 얀타르호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수역에 해저 기반시설에 대한 '간첩'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 선박이 거듭 진입하자 영국 해군이 잠수함 등을 동원해 경고하고 추적했다고 영국 국방부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방부 성명에 따르면 러시아 선박 얀타르호가 지난해 11월 영국 수역의 '중대한 해저 기반시설' 위를 배회했으며 최근에는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영국해협에 다시 나타났다.

얀타르호는 공식적으로는 러시아 해양연구선으로 등록돼 있으나 서방에서는 수중 첩보 공작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의심하는 선박이다.

지난해 11월 영국 해군 잠수함이 수면으로 떠올라 얀타르호에 접근해 "모든 움직임을 모니터링해 왔다"고 경고했으며, 이에 얀타르호는 영국 수역에서 벗어나 지중해로 이동했다.

일간 더타임스는 이 잠수함이 애스튜트급 핵잠수함으로 파악되며 힐리 장관이 억지 수단으로서 수면으로 떠올라 얀타르에 접근하도록 허가했다고 전했다.

국방 소식통에 따르면 핵잠수함 승조원이 "좋은 아침입니다. 우리는 당신들을 계속 관찰해 왔습니다"라는 '예의 있고도 전례 없는' 메시지를 보냈고, 바로 얀타르호는 신속하게 떠났다고 한다.

이번주 얀타르호는 다시 영국해협에 진입했으며, 이번에는 영국 해군 HNS 서머싯호가 따라붙었다.

존 힐리 국방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우리는 당신이 뭘 하는지 알며, 영국을 보호하기 위해 강한 조처를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선박과 항공기가 영국 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토 근처에서 은밀히 작전을 할 수 없도록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영국 국방부는 나토의 발트해 해저 케이블 보호 작전에 초계기 P-8 포세이돈과 정찰기 리벳 조인트를 파견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나토는 최근 발트해 해저 케이블을 겨냥한 사보타주(파괴공작)를 억지하고 감시하기 위한 새 임무 '발틱 센트리'를 출범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