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北 핵보유국' 언급은 北위협의 진화 살펴봤다는 것"

연합뉴스 2025-01-23 04:00:08

사일러 CSIS 고문…"北 핵무기 질적·양적 증가된 현실 직시해야"

트럼프-김정은 대화 가능성엔 "김정은 손에 달려 있어"

2018년 싱가포르서 만난 북한 김정은과 미국 트럼프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시드니 사일러 선임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한 것에 대해 "그와 그의 안보팀이 지난 4년간 진화한 북한의 위협을 살펴봤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을 지내기도 한 사일러 고문은 22일(현지시간) CSIS 팟캐스트에 출연, 이같이 분석한 뒤 "북한이 계속 무기고를 질적·양적으로 늘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트럼프의 발언)이 매우 큰 의미를 지니는지, 트럼프 정부가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많은 통찰력을 제공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사일러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시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깝게 앞으로의 길은 김정은의 손에 달려 있다"며 "김정은은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입장을 고수해왔고, 현재로선 이런 태도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사일러 고문은 다만,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일지 모르겠다"면서도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한 것을 언급하며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문제는 의심할 여지 없이 전쟁 해결책을 찾으려는 트럼프 대통령 노력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과의 갈등, 대만과 관련된 긴장 가능성 등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대화할 수 없다"며 "김정은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북한 이슈와 관련해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간 직접 대화시 한국 소외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관련, 사일러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트럼프 팀은 한국을 파트너로 유지하는 가치를 인정할 것으로 본다"면서 '코리아 패싱' 가능성을 작게 봤다.

사일러 고문은 향후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 형태에 대해 미사일 발사에 7차 핵실험 가능성뿐 아니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한미동맹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시기에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이는 북한이 할 수 있는 치명적이고 실질적 충격을 주는(kinetic) 도발의 이상적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일러 고문은 특히 "그래서 북한이 한국의 정치 혼란을 악용하려 한다면 앞으로 몇 주, 몇 달을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