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방법도 있지만 쉬운 게 낫다"…연일 '우크라 협상' 압박
"나는 푸틴과 좋은 관계…러시아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 호의"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해 "만약 곧(soon) 협상하지 않으면 조만간 러시아 및 다른 국가에 높은 수준의 세금, 관세, 제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시작되지 않았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자"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쉬운 방법으로 할 수 있고, 아니면 어려운 방법으로도 할 수 있지만 쉬운 길이 더 낫다"라면서 "이제는 협상(deal)할 시간이다. 더 이상 생명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러시아 국민을 사랑하고 푸틴 대통령과는 항상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라면서 "나는 러시아를 해롭게 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절대로 러시아가 거의 6천만명의 목숨을 잃으면서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을 절대로 잊으면 안 된다"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나는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게 매우 큰 호의를 베풀겠다. 지금 협상하고 이 말도 안 되는 전쟁을 멈춰라"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5 대선 때 이른바 데이원(Day 1·취임 당일) 공약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달 타임지 인터뷰에서는 북한의 참전 등을 이유로 상황이 복잡해졌다면서 종전이 쉽지 않다고 언급하는 등 발언 기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지난 20일 취임한 이후에는 대(對)러시아 발언 수위를 높여가면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취임 당일에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협상해야 한다. 그는 협상하지 않음으로써 러시아를 파괴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제, 인플레이션을 보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시 관세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는 전날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협상에 나오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를 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 중인 푸틴 대통령에 대해 "그는 잘하고 있지 못하다. 러시아가 더 크고 잃을 병력도 많지만, 국가는 그렇게 운영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푸틴 대통령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미국 내에서는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임기 초반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성과를 내기 위해 특유의 블러핑(허풍)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협상이 어떤 내용인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의 드미트리 폴랸스키 차석대사는 "단순히 전쟁을 끝내는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다"라고 밝혔다.
그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안보에 위해를 가한다며 이런 안보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폴랸스키 차석대사는 "그래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협상'(deal)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에서 한 일들, 우크라이나를 '반러시아'로 만들고 러시아와 전쟁을 준비하게 한 일들에 책임이 없지만 이 악의적인 정책을 끝낼 힘이 이제 그에게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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