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車업계 비상…NYT, 현지화 서두른 현대차 주목

연합뉴스 2025-01-23 00:00:39

멕시코·캐나다 고율관세에 포드·GM 등 좌불안석

"의도와 달리 미국 내 일자리 오히려 감소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를 겨냥해 예고한 고율관세 때문에 미국 내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관세가 미국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논쟁 속에 완성차나 부품을 이들 국가에서 미국으로 들여오는 제조업체들은 좌불안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0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를 2월 1일부터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해설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가 애초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통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차량에 조립되기 불과 몇시간 전에서야 부품이 국경을 넘어 공급되는 현재의 공급망을 재설계하기는 매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신속히 미국 내에 공습사슬이 집약되면서 일자리가 가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아울러 캐나다나 멕시코산 차량 부품에 대한 관세 때문에 미국 내 대리점에서의 차량 가격 치솟고 자동차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직원을 감축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관세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미국 내 자동차 업계 근로자 보호가 아닌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LA항에 늘어선 수입 자동차들

북미의 자동차 산업은 캐나다,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을 토대로 지난 30년간 성장한 초국가적인 산업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연간 1천500억달러(215조원) 상당의 자동차가 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부과되는 관세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 생산·판매되는 거의 모든 차량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포드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상당한 수의 자동차와 부품을 생산한다.

GM은 미국 내수용 픽업트럭의 25%를 멕시코에서, 15%를 캐나다에서 생산한다. 포드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픽업트럭의 약 12%를 생산하며 전기차 머스탱 마하-E를 멕시코에서 만든다.

이런 업체들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관세 예고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미 트럼프 1기와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에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NYT는 멕시코, 캐나다 관세와 관련해 여건에 차별성이 있는 현대차에 주목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76억달러(10조8천억원)를 들여 공장단지를 건설해 미국 정책 변화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결정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내려진 것이며 미국 내 현대차 공장들이 대부분의 생산재료와 부품을 미국 안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어떤 문제라도 그걸 피하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투자를 현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