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언에 與 내부서 '남북 핵 균형론'…野 신중론(종합)

연합뉴스 2025-01-23 00:00:15

나경원 "평화적 핵무장" 오세훈 "핵 잠재력 보유" 유승민 "핵 공유"

野조승래 "트럼프, 북핵 용인은 아냐…핵무장시 '핵 도미노' 우려"

나경원 의원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최평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하자 국민의힘에서 '남북 핵 균형론'이 확산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서 "이제는 대한민국의 자체 핵무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미국이 김정은과 위험한 '핵 거래'를 재추진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려는 지금 우리의 선택지는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우리도 핵을 가져야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우리의 핵무장은 북핵 폐기를 위한 '평화적 핵무장'"이라며 "결코 호전적인 발상이 아니고, 오히려 북한의 셈법을 바꾸고 비핵화 협상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조정훈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대한민국이 한반도에서 핵 균형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우리 안을 만들어서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한 것을 두고 "핵 잠재력 보유가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이 아닐까 싶다"며 "아직 공식적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순 없으며 이 모든 결정을 하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있는 북핵을 없다고 우기는 것도 잘못된 정책이고, 이미 물 건너간 비핵화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겠다고 접근하는 것도 비현실적인 방법"이라며 "이제 남은 건 '남북 핵 균형' 정책을 현실화시켜 우리가 북핵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길밖에 없다"고 적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딜(deal)이 '나쁜 딜'로 간다면 우리는 미국에 독자 핵무장을 요구하고 관철해야 한다"며 "독자 핵무장까지의 과도기에 우리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나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을 용인하겠다는 건 아니잖나"라며 "'쟤네가 핵을 가진 것 같아'라고 한 것 아닌가"라며 "핵을 보유했다는 당사국의 주장과 (그것을) 국제적으로 용인할지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 수석대변인인 조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우리도 핵을 보유하자고 하면 핵무장으로 가야 하는데, 주변국에서 '핵 도미노'가 생길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즉자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신중론을 폈다.

p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