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유럽 목소리 내려 회사 설립"…美 빅테크에 도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유럽판 챗GPT'를 만든 프랑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미스트랄(Mistral) AI가 주식 상장을 통해 독립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스트랄의 공동 창업자인 아르튀르 멘슈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블룸버그 TV와 인터뷰하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멘슈는 미국의 거대 경쟁사들이 AI 개발에 필요한 인재를 흡수하려고 혈안이 돼 있는 상황이지만 미스트랄은 "매각 대상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멘슈는 "우리는 유럽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을 떠나 유럽에서 회사를 설립했다"며 기업 공개를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럴 계획"이라고 답했다.
프랑스 공학 계열 명문 그랑제콜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와 고등사범학교인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를 졸업하고 구글 AI 부서에서 일하던 멘슈는 미래가 탄탄히 보장된 직장을 그만두고 2023년 4월 공대 친구 두 명과 미스트랄을 창립했다.
미스트랄은 남프랑스에서 지중해 쪽으로 부는 바람을 뜻하는 말로, AI 업계에 프랑스발 새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미스트랄은 9개월간의 연구 끝에 지난해 2월 오픈AI의 챗GPT 4에 가까운 성능의 거대 언어 모델(LLM)인 미스트랄 라지(Large)를 출시했다. 미스트랄 라지를 바탕으로 한 챗봇 르 챗(Le Chat)도 출시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스트랄은 투자자들의 관심도 꾸준히 끌어모아 현재 58억 유로(약 8조6천억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미국의 거대 경쟁사들에 비하면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오픈AI는 지난해 10월 66억 달러(9조4천억원)를 추가 조달해 1천570억 달러(225조원)로 기업 가치를 키웠다.
아마존이 지원하는 앤트로픽도 기업 가치를 600억 달러(86조원)로 끌어올리기 위해 20억 달러(2조8천억원) 추가 유치를 위한 협상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이달 초 전했다.
이에 더해 블룸버그는 22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앤트로픽에 추가 10억 달러(1조4천억원)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멘슈는 이들 경쟁사에 비해 미스트랄은 저비용 모델을 추구한다면서도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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