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국가부도 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으로 버티는 스리랑카 정부가 정부 소유 대규모 저택에 거주하는 전직 대통령들에게 즉시 퇴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좌파 성향인 아누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는 전날 긴축 재정정책의 일환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날린다 자야티사 공보장관은 전날 수도 콜롬보에서 취재진에 전직 대통령들이 거주하는 저택들은 고급 호텔이나 박물관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야티사 장관은 이어 1986년에 제정된 법에 따라 정부는 전직 대통령에게 더 이상 주택을 제공하지 않고 월세 명목으로 107달러(약 15만원)를 매월 지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번 결정에 따라 마힌다 라자팍사 등 전직 대통령 4명이 퇴거해야 한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현재 월세가 1만6천500달러(약 2천400만원)에 해당하는 대저택에 살고 있다. 해당 월세는 법정에 비해 150배 이상이라고 자야티사 장관은 전했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퇴거 공문을 받으면 집을 비우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2021년 총리로 재직할 당시 약 8억 스리랑카루피(약 38억9천만원)의 정부 예산을 들여 전직 대통령으로서 현재 거주하는 대저택을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동생이자 국가부도를 낸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도 대저택에 살고 있다. 고타바야는 2019년부터 대통령으로 재직하다가 경제정책 실패 등으로 2022년 부도를 냈다. 이후 일어난 반정부 시위에 밀려 해외에 달아났다가 하야했다.
찬드리카 쿠마라퉁가와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전 대통령은 수도 콜롬보 외교단지 내 저택에 각각 거주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의 이번 결정은 지난달 전직 대통령 경호 인력을 대거 줄인 데 이은 것이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대선에서 경제회복과 부패척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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