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한 유족 손잡아주고 가해자 법정에 세운 '따뜻한 검찰인'

연합뉴스 2025-01-22 17:00:07

윤한솔·오예슬 수사관, 정거장·박소영·박병훈 검사, 신세계 행정관 표창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윤한솔 대전지검 논산지청 수사관, 정거장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 등 6명에게 '따뜻한 검찰인' 표창을 수여했다고 대검찰청이 22일 밝혔다.

대검찰청은 선행으로 타인에게 모범이 되고 검찰 구성원의 자긍심을 고양한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2016년부터 매년 따뜻한 검찰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윤 수사관은 강간 피해 충격으로 피해자가 자살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실의에 빠진 피해자 부모에게 심리 상담을 지원했다.

윤 수사관은 "판사님에게 꼭 한마디 하고 싶다"는 피해자의 부모를 도와 법정에 동행하고, 모친이 억울함을 호소하다 법정에서 쓰러지자 신속하게 응급조치하기도 했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20대 여성은 어려서부터 삼촌이라고 부르며 따르던 50대 남성으로부터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해 인지 능력이 4세 수준으로 떨어졌고 피해 진술 없이 자살했다.

충격을 받은 피해 여성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체중이 각각 45㎏, 29㎏로 줄었고 정신적·육체적으로 참고인 조사조차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기까지 하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으나, 윤 수사관은 피해 부모의 아픔에 공감하며 유대관계를 형성해 범행에 관한 추가 진술을 끌어냈다.

대전지검 논산지청은 이런 진술 등을 토대로 강간치상, 사자 명예훼손 혐의 등을 적용해 가해 남성을 구속기소 했다.

정 검사는 감전 사고로 양손을 잃은 피해자가 산업재해 보상금 5천만원을 사기당한 딱한 사정을 듣고 도주 중인 피의자를 신속히 검거해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정 검사는 저서 '슬기로운 검사생활'의 인세 약 300만원을 범죄 피해자 지원 단체에 전액 기부하기도 했다.

신속한 수사로 반복적인 스토킹 범죄 피의자의 추가 범행을 차단한 수원지검 평택지청 박소영 검사, 폭행과 가스라이팅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을 앓는 아동학대 피해 아동의 치료와 회복을 도운 춘천지검 박병훈 검사도 따뜻한 검찰인으로 선정됐다.

운전 중 승용차가 50톤 화물차를 들이받고 불이 붙은 상황을 목격하자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어 운전자와 동승자를 구한 청주지검 충주지청 신세계 행정관, 생면부지의 환자를 위해 6시간 동안 피를 빼는 과정을 거쳐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서울남부지검 오예슬 수사관도 따뜻한 검찰인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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