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조기대선 출마 깊은 고민…4선 시장 경험은 공공재"(종합)

연합뉴스 2025-01-22 16:00:15

"아직 탄핵심판 중 명확히 답하기엔 일러"…출마 가능성은 열어둬

"국민, 정상적 리더십 원해…권력구조 개편 중심의 개헌 논의 필요"

발언하는 오세훈 시장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정수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22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출마 여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오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조기 대선 출마 의사에 관한 질문에 "아직은 명확히 답변드리긴 이른 시점이라는 것을 양해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지금은 탄핵소추에 이은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고 결론이 나기까지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가정해 대선 출마 여부를 말씀드리는 것은 일러도 너무 이른 행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4선 서울시장으로서 꾸준히 여러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쌓은 경험은 제 개인 것이 아닌 일종의 공공재다. 이런 공공재는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차기 대권 경쟁이 본격화할 경우엔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또 '오늘날 시대정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비정상화의 정상화"라고 답했다.

그는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많은 국민이 정상적인 리더십, 정상적인 사람이 하는 합리적인 국정 운영을 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며 "통합된 대한민국을 가장 절실하게 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선 후보의 자격을 묻는 말에는 "격랑의 정치 현장을 지켜보면서 많은 분이 충분한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 국정 운영의 노하우를 갖추고, 지식과 정보 앞에서 한없이 겸손하며 미래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는 지도자를 원치 않을까"라고 답변했다.

오 시장은 또 개헌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탄핵정국 속에 어떤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냐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며 "권력구조 개편의 근본적 해결책이 개헌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다"고 언급했다.

이어 "내각은 의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리, 의회는 내각 불신임권 이렇게 상호 견제할 권한이 헌법상 있었다면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한 야당의 과도한 의회 폭거도 없었을 것이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 발상했던 계엄이라는 무리한 조치도 자제됐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권력구조 개편 중심으로 한 개헌이 올해 큰 화두"라고 짚었다.

또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획기적인 내용을 헌법안에 담아 대한민국 경제가 퀀텀 점프(비약적 발전)를 이루고 번영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는 개헌 논의를 올 상반기 중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을 두고 "최근 카카오톡 계엄을 비롯해 여러 원인이 있는데, 믿음직하지 못한 민주당의 행태를 보며 국민 열 분이 등 돌리기 시작한 게 아닌가 한다"고 평했다.

그는 "많은 국민은 한덕수 권한대행의 탄핵소추로 민주당은 민생이 아니라 집권을 먼저 생각한다고 실망했다"며 "또 탄핵 사유 중 미일 관계 회복이 잘못된 국정 운영이라고 명시한 부분을 보며 이재명 대표가 집권하면 한미 관계가 매우 위태로워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을 두고는 "우리 당으로서는 독약"이라며 "상대의 실수에 기반한 득점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당의 자중자애를 주문한다"고 했다.

또 자신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는 양상은 아니라는 지적에는 "지지율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묵묵히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평가를 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의혹은 다시 한번 강하게 부인했다.

오 시장은 "달포 전쯤 '황금폰'이라는 게 (검찰에) 제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참 기쁘고 다행스러웠다"며 "그 안에 명씨와 이뤄졌을 수 있는 일에 대한 대화가 존재한다고 하니 신속히 수사해 이른 시일 내 결과를 발표해줄 것을 검찰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한 것을 두고는 "우리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지만, 북한의 핵은 고도화돼 왔고 미사일은 소형 경량화돼 왔다"며 "언젠가는 미국조차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분류하는 게 어색하지 않은 순간이 올 것이라는 예견돼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신행정부가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는데 그 논의와 더불어서 (한국의) 핵 잠재력 향상을 어떤 카드로 함께 논의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