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트럼프에 탈퇴 결정 재고 요청…"전세계 보건 악화 우려"

연합뉴스 2025-01-22 11:00:14

중국, 빌 게이츠 재단 "WHO 지원 계속 할 것"

WHO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트럼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WHO 탈퇴 결정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재고를 요청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AFP통신에 따르면 WHO는 미국인을 포함한 전 세계인의 건강과 안보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재고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WHO는 그동안 국제사회와 함께 천연두를 종식했고 소아마비 박멸에 다가섰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이 전 세계 보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에 대해 이번 결정을 재고하기를 바라며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협력관계 유지를 위한 건설적인 대화에 미국 정부가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WHO는 강조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향후 팬데믹에 대한 대응을 약화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WHO 탈퇴 결정에 유감을 표시했다.

집행위는 국제적인 보건 위협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려면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적인 탈퇴에 앞서 이 모든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WHO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WHO의 역할은 약화하지 않고 강화되어야 한다면서 중국은 언제나 그랬듯이 WHO가 책임을 다하는 것을 지원하고 인류를 위한 공동 보건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WHO 주요 기부단체 중 하나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게이츠 재단도 WHO가 미국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강 위협에 맞서 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지속적인 지원을 재확인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파리기후협약 재탈퇴와 함께 WHO 탈퇴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에서도 서두부터 "우리가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 1기 행정부 때부터 견지중인 소신을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말기인 2020년 7월에도 중국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WHO에서 탈퇴했지만, 후임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취임 당일인 2021년 1월 20일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 2022~2023 회계연도 WHO 예산 67억달러(약 9조5천890억원) 중 13억달러(약 1조8천608억원)를 책임진 최대 기부 국가이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