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시대 추리극 '설자은, 불꽃을 쫓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나의 폴라 일지 = 김금희 지음.
소설가 김금희가 특별 취재기자 자격으로 지난해 2월부터 한 달가량 남극 기지에 체류한 경험을 기록한 에세이다.
작가는 오래전부터 '남극에 없는 것들'에 강하게 끌려 그곳에 가고 싶었다고 한다. 지폐가 없고, 사람이 거의 없으며, 인위적인 국경이나 경계선이 없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책은 남극에 가는 준비 과정부터 세세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극지연구소에서 파견하는 하계 연구 대원이 받는 생존 교육과 안전 교육을 2023년 여름 내내 받고 칠레 푼타아레나스를 거쳐 꿈에 그리던 남극에 도착한다.
과학기지 대원들의 일상, 활보하는 펭귄과 물개, 아침이 되면 기지 앞에 몰려오는 거대한 유빙, 기지 주변 곳곳에서 보이는 죽은 동물의 뼈 등 남극의 모습이 작가 특유의 경쾌한 문체로 그려진다.
화가 곽명주의 삽화가 곳곳에 실려 이해를 더 쉽게 했고, 책 말미에는 저자와 극지연구소 연구원들이 찍은 사진이 실려 현장감을 더했다.
한겨레출판. 320쪽.
▲ 설자은, 불꽃을 쫓다 = 정세랑 지음.
통일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남장 여자 주인공이 의문의 사건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정세랑 작가의 장편 추리소설 설자은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앞서 1권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어린 시절 죽은 오빠를 대신해 남장하고 당나라에 유학을 떠났던 설자은이 신라 수도 금성(지금의 경주)으로 돌아와 집사부 대사로 임명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2권은 설자은이 본격적으로 왕의 명령에 따라 금성에서 일어나는 수상한 사건을 조사하고 해결하는 모습이 담겼다. 총 세 건의 사건이 등장한다.
'화마의 고삐'는 금성에서 의문의 화재로 인한 사망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동시에 "더러운 금성을 정화할 불귀신이 온다"는 괴소문이 도는 사건이다.
'탑돌이의 밤'에서는 절의 탑 주변을 돌면서 소원을 빌던 설자은의 여동생에게 "설 대사를 데리고 있다"는 서한이 날아오고, 같은 날 설자은이 실종된다.
'용왕의 아들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지방을 향하던 관리의 앞에 용 모양 탈을 쓴 이들이 나타나 관리의 막내딸을 납치해가는 이야기다.
설자은 시리즈 3권 '설자은, 호랑이 등에 올라타다'도 출간이 예정돼 있다.
문학동네.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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