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같았던 尹…대리인 실수하자 '툭' 치고 손 흔들며 답변

연합뉴스 2025-01-22 00:00:25

질문에 단호한 목소리…재판 내내 굳은 표정 긴장감 보이기도

계엄사태 이후 첫 공개석상 나선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전재훈 황윤기 이민영 기자 = 탄핵안 통과 뒤 처음으로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출석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윤석열 대통령은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재판에서 평소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서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주장을 펼쳤고, 큰 동작으로 손을 흔들거나, 발언 중 실수한 대리인을 '툭' 치며 정정하게 하는 등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탄핵심판 변론이 진행되는 내내 굳은 표정으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은 법원 법정에서 이뤄지는 형사재판에는 익숙하지만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이뤄지는 헌법재판은 생소한 영역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58분께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맨 채 헌재 대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돈된 머리 스타일과 복장은 비상계엄 선포 사태 전 평소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가 들어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출석 확인을 위해 "피청구인 본인?"이라고 하자 잠시 일어섰다 자리에 앉았다.

본격적인 절차 진행에 앞서 문 대행이 의견 진술 기회를 주자 "일어나서 할까요?"라고 묻고선, 편한 대로 하란 말에 앉은 채 "제 탄핵 사건으로 고생하시게 돼서 재판관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운을 뗐다. 이후 발언을 마친 뒤엔 "감사합니다"라며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문 대행의 질문에 대답하는 중에는 손을 들어 보이며 단호한 어조로 말하기도 했다.

피청구인 좌석에 착석한 윤 대통령

그는 재판이 이어지는 동안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거나 아래를 내려다보는가 하면, 재판부와 대리인의 대화가 오가자 고개를 돌려가며 집중해 재판을 들었다.

대리인인 도태우 변호사가 발언 도중 숫자를 잘못 말하자 그의 팔을 툭 치고는 숫자 '3'을 말하는 듯 세 손가락을 펼쳐 보이며 발언을 수정하게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측이 증거로 제출한 계엄 당시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폐쇄회로(CC)TV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에는 굳게 입을 다문 채 이를 지켜봤다. 중간중간 도 변호사에게 말을 걸어 영상 내용에 대해 상의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재판을 마치기 직전 직접 "보여준 영상에 대해 짧게 이해를 돕기 위해 한 말씀만 (드리겠다)"며 "군인들이 청사에 진입해서 직원들 저항에 스스로 나오지 않느냐", "국회와 언론은 대한민국에서 대통령보다 훨씬 강한 '초갑'이다. 내가 (계엄 해제 의결을) 막았다고 하면 그건 정말 뒷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는 발언도 했다.

이날 탄핵심판 3차 변론은 오후 2시에 시작돼 1시간 43분 만에 종료됐다. 윤 대통령 측은 향후 탄핵심판 변론기일에도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계속 출석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alrea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