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내려 별도 통로로 이동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전재훈 황윤기 이민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하면서 언론과 지지자들에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법무부 호송차는 이날 오후 1시 11분께 헌재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후 처음으로 일반에 모습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돼 다수의 취재진이 심판정 전용 출입문 인근에서 대기했으나, 호송차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면서 윤 대통령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포토 라인에 서서 입장을 발표하거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도 없었다.

윤 대통령은 헌재 청사 내부의 별도 통로를 이용해 심판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판은 오후 3시 43분께 끝났으나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헌재를 떠난 것은 약 한 시간 뒤인 오후 4시 42분께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퇴장이 지연된 이유와 관련해 "상대방 주장의 문제점, 우리가 준비한 것이 충분했는지, 다음 기일을 어떻게 준비할지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재판이 끝난 뒤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직접 윤 대통령의 퇴장을 안내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재판을 마치고 떠나는 과정에서도 윤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혼란을 방지하고 대통령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헌재와 경호처가 협의한 바에 따른 것이다.

헌재는 이날 오전 경호처와 출석 방법을 논의했고, 여기서 협의한 방침에 따라 윤 대통령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별도의 통로로 출입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대통령의 구체적 동선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은 호송차에서 내려 주차장부터 심판정까지 교도관들의 인도하에 걸어서 이동했고, 이 모습이 전부 언론에 노출됐다.

탄핵심판에 넘겨진 대통령이 직접 헌재 변론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매주 2회 열리는 탄핵심판 변론에 모두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다. 비공개 방침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wat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