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헬멧·캡사이신 등 갖추고 폭력사태 대비
통제 조치에 지지자들 욕설…헌재 일대에 4천200여명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김현수 이율립 최원정 최윤선 기자 = 21일 오후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하자 헌법재판소 일대에 모여든 지지자들은 격앙됐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 호송용 승합차를 타고 이날 낮 12시 48분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출발해 오후 1시 11분께 서울 종로구 헌재에 도착했다.
경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모습이었다.
현장에 배치된 일부 경찰 기동대원은 헬멧과 방패, 진압복을 착용하고 캡사이신 분사기를 준비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동원된 경찰버스는 192대다. 헌재 주변엔 차벽이 겹겹이 쳐졌다. 헌재 방면 시야를 가리기 위해 높이 4m가량의 폴리스라인도 설치됐다.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는 이 모습을 보고 "대통령님 못 보게 하려고 차벽을 쳤다", "부정선거 척결하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한 중년 여성은 오후 1시 30분께 안국역 2번 출구 인근에서 경찰 저지를 뚫으려다 경찰관을 폭행해 연행되기도 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들은 "평화 시위하는 사람을 왜 데려가느냐"고 반발했다.
헌재 일대는 출입이 통제됐다. 바리케이드 앞 경찰은 "기자들과 직원들만 보내주고 나머지는 다 돌아가라. 유튜버는 안 된다"고 말했다. 채증 경고도 했다.
취재진이나 방청객이 출입증 확인 후 들어가는 모습에 한 지지자는 "밀고 가자"고 외쳤지만, 옆에 있던 지지자가 "다 잡아가요"라며 말렸다.
헌재 앞이 가로막히자 안국역 2번 출구로 향했던 지지자들은 "시민 통행권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반대편 4번 출구에선 진보 성향 유튜버들이 대형 스피커를 통해 욕설을 던지기도 했다. 다만 경찰 통제로 양측 간 충돌은 없었다.
종로경찰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집회 신고가 된 장소로 이동해달라고 방송했으나 이들은 "물러서지 말자"며 야유했다. 그러다가도 다른 지지자가 "물리적 충돌을 유도하는 사람은 좌파 프락치"라고 소리치면 또 호응했다.
안국역 5번 출구에서 집회를 연 보수 성향 '엄마 부대'는 "어쩌려고 대통령을 못 보게 하느냐"며 "좌파 빨갱이 꺼져"라고 소리 질렀다.
오후 2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경운동 노인복지센터 앞 자유통일당 집회에 4천명, 안국역 주변에는 지지자 200여명이 모였다.
dh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