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총리·의협회장 비공개 회동…"의료사태 조속해결 뜻모아"(종합)

연합뉴스 2025-01-21 14:00:21

교육부 "의대교육 마스터플랜 논의"…정상화 논의 시동거나

내년도 의대 정원, 전공의·의대생 복귀 방안도 논의한 듯

의협, 비공개 만남 공개에 "신뢰 훼손"…"내년 의대 정원 논의 안 해"

의과대학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고은지 오진송 기자 = 최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만나 의대 교육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다음 달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1년 가까이 이어온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의 공식·비공식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다만 의협은 비공개 논의가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에 대해 "또다시 신뢰를 훼손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교육부는 21일 "이주호 부총리와 김택우 회장이 지난 18일 비공개로 상견례 차 만남을 가졌다"며 "의료 사태 장기화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도록 노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고, (의대) 교육 마스터플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취임한 김 회장이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올해 의대 교육 마스터플랜을 내놔야 한다고 밝힌 만큼 그에 대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호 부총리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올해 2개 학번이 함께 의대 1학년 수업을 들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할 마스터플랜을 교육부가 내놔야 한다는 이야기를 반복했다"며 "교육부가 의대 교육과정을 잘 이해하고 그에 대한 답을 줘야 그다음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일부 보도와 달리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2026학년도 정원에 대해서는 특별히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아직 우리가 요구한 것에서 한단계도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정원 이야기는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회동은 배석자 없이 이 부총리와 김 회장이 일대일로 대면한 자리였다.

의료계 법정단체인 의협과 정부는 지난해 2월 의정 갈등이 격화한 이후 이렇다 할 공식 논의가 없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여러 차례 고위급 회동을 해왔다.

이번 회동의 경우 이달 취임한 김 회장이 정부에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마스터플랜 제시를 요구하며 표면적으로는 대화에 응하지 않던 상황에서 이뤄졌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

의협은 김 회장과 이 부총리의 비공개 회동이 일부 언론에 공개된 것에 대해 불쾌함을 표했다.

의협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비공개로 합의된 만남을 공개해 또다시 신뢰를 훼손하고 상황을 왜곡한 이 부총리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 부총리는 교육에 대한 대책도 없고, 전공의 요구를 수용할 의지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의대 교육 정상화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입시 일정상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내달 중에 결정돼야 하는 만큼 정부와 의료계가 어떤 식으로든 논의는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3천58명이던 의대 정원은 정부가 작년 2월 2천 명 증원을 발표해 5천58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2025학년도에만 1천509명이 늘어난 4천567명이 됐다.

새로운 의사 결정이 없을 경우 2026학년도 정원은 5천58명이 되기 때문에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선 내년도 정원 조정이 불가피하다.

일단 의료계와 정부 모두 내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한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진 않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0일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 의대 정원을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국회에서 '원점 재검토'에 동결과 증원, 감원이 다 포함됐느냐는 질의에는 "맞다"고 동의했다.

이날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2026년 의대 정원을 유연하게 논의하자는 것이 정부의 공통 입장"이라며 "의료계와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