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아세안 "트럼프 2기, 동남아에 더 주목하기를"

연합뉴스 2025-01-21 12:01:39

지정학적 가치 강조하며 관계 강화 모색…보호무역주의 '공동대응론'도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동남아시아 주요국들도 새 정부의 행보를 주시하며 관계 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임기에서는 동남아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더 긴밀한 관계를 맺기를 바라는 기대도 나온다.

21일 교도통신과 타이PBS 등에 따르면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앞둔 지난 19일 협력국 지도자들이 아세안 역할에 더 주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올해 첫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동남아는 엄청난 잠재력, 지정학적 가치 등으로 초강대국들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화 상대 국가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점점 중요해지는 동남아의 역할에 주목하고, 열린 마음으로 우리와 외교적으로 교류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각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미국 우선주의' 움직임 속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모색 중이다.

관세 강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아세안이 공동으로 대응해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태국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C)는 높은 관세와 제재를 피하기 위해 태국이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해 미국과 무역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누차 피차야난 NESDC 사무총장은 태국이 단독으로는 미국 새 행정부와 효과적으로 협상하기 어렵다며 아세안 회원국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국산업협회(FTI)는 미국의 무역 장벽에 대비해 '상황실'(워룸)을 가동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태국 품탐 웨차야차이 부총리는 미국과 태국은 굳건한 관계를 이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검토하고 태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도록 대응하겠다고 전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 로런스 웡 총리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 서한을 공개하며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웡 총리는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미국이 계속 국제무대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양국이 공동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과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던 버락 오바마 정부와 달리 트럼프 1기 정부는 동남아를 경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남아 국가들이 포함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아세안 정상회의에도 연이어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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