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정책연구원 '트럼프 2.0 시대와 이동통신 네트워크 전략'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이동통신 네트워크 생태계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약화하려는 미국의 시도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1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트럼프 2.0 시대와 이동통신 네트워크 전략'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 중심의 이동통신 네트워크 생태계가 바뀌지 않으면 국가 안보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펴고 있는 중국 배제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러한 시도는 트럼프 1기 정부의 5G 이동통신 때부터 시작돼 바이든 정부에서도 지속됐지만,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6G 설계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통신 장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는 시도가 벽에 부딪힌 이유로는 통신 장비 점유율에서 중국 업계의 영향력이 여전히 높고 미국은 자체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점이 지목됐다.
미국이 수년째 이동통신 네트워크 산업계에서 중국 기업을 퇴출하려고 시도했음에도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근거리 통신망(랜) 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31.3%) 1위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점유율 2위는 스웨덴의 에릭슨(24.3%), 3위는 핀란드 노키아(19.5%), 4위는 중국 ZTE(13.9%)로 1위와 4위를 합한 중국 업체 점유율은 절반에 육박했다. 국내 업체 삼성전자[005930]는 점유율 6.1%로 5위였다.
보고서는 "중국의 영향을 배제하기 매우 어려운 생태계 구조로 인해 미·중 관계가 호전되지 않는 한 미국 정부가 강력한 분리 정책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가 (미국의) 연결성 강화 대상 안에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양분화된 생태계에서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내 이동통신 장비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직접적인 지원과 국산 제품의 활용도 제고를 위한 정책 수단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미·중 갈등이 격화할 경우 6G 표준화에서 미국과 중국이 별도 표준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표준에 기여할 만큼의 강한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미국의 인공지능(AI) 안전·신뢰성 정책 추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트럼프 2.0 시대에는 AI 기술의 안전·신뢰성 확보를 강조하는 동시에 수출 통제 및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술 관리 강화를 통해 미국의 국제적 지도력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글로벌 규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도 AI 기술 개발과 산업 진흥을 선도하는 미국 주도의 경쟁 구도에 발맞추는 정책적 균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AI 기본법' 등의 국내 정책이 글로벌 표준과 연계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AI 기술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등 미국의 수출 통제와 기술 관리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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