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시국과 새 공화국의 미래'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세계숲 = 다이애나 베리스퍼드-크로거 지음. 노승영 옮김.
"숲은 우리의 삶과 이어지고 있다."
피는 붉은 색소다. 주로 말랑말랑하고 유동적인 혈색소 분자로 이뤄졌으며 적혈구 세포라는 도넛 모양 주머니에 들어있다.
이런 피는 식물의 초록색 지용성 색소인 엽록체와 놀랍도록 비슷하다. 엽록체도 주머니여서 말랑말랑하고 유동적인 엽록소 분자가 들어있다.
피와 엽록체는 비슷한 원리로 생명의 근원인 산소를 운반해 개체를 유지한다. 즉 두 자매 분자인 혈색소와 엽록소, 붉은색과 초록색은 생명의 패턴을 조율한다. 혈색소와 엽록소가 없다면 우리는 종으로서 살아남지 못한다.
엽록소와 피를 생명의 근간으로 하는 나무와 인간은 서로 연결돼 있다. 나무는 인간의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유익한 화학물질을 배출한다. 또한 육지와 바다 모두에서 무너진 생태 균형을 바로잡아주고, 각종 오염물질로 더럽혀진 인간의 몸을 정화한다.
아일랜드 출신의 식물학자이자 의학 생화학자인 저자가 숲과 생명에 대해 쓴 40편의 글을 모은 수필집이다. 숨 쉬고 소통하고 번식하는 나무와 인간, 숲과 생명들의 교감을 시적인 글로 엮었다.
아를. 320쪽.
▲ 탄핵 시국과 새 공화국의 미래 = 김동규·김양희 등 지음.
비상계엄의 교훈과 한국 정치 사회의 앞날을 논의하는 책으로, 한국사회과학연구회 '동향과 전망팀'의 긴급 시국 좌담회와 시국 논평을 엮었다. 책은 토론회 내용을 1부로, 세 편의 시국 논평을 2부로 구성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등의 자료를 부록으로 추가했다.
책에 따르면 비상계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취약점을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다. 한국 사회는 급격히 승자 독식 분열 사회로 이행하면서 양당의 적대 구조가 굳어졌다. 특히 정당은 대통령제가 지닌 막대한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면서 당파 싸움에 매몰했다.
다만 비상계엄과 이어진 탄핵 국면에서 의회와 시민들이 보여 준 헌정 주의에 기초한 역동적 움직임은 희망의 단초를 제공한다고 저자들은 분석한다. 이들은 탄핵 시국은 위기이자 기회라면서 서로 다른 정체성을 지닌 집단들의 공화주의적 연대를 통해 다양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영률출판사.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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