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올해 주요 업무 계획…'무형유산 명인' 도입 추진
종묘 정전, 4월 수리 마치고 공개…조선통신사선 한·일 뱃길 재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황새, 산양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정기 조사가 시작된다.
우리 전통의 맥을 잇는 무형유산 전승자의 활동을 지원하고, 2026년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위원회가 한국에서 처음 열릴 수 있도록 유치에 나선다.
국가유산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주요 업무 계획을 21일 발표했다.
국가유산청 측은 "지난해 도입한 국가유산 체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국민과 상생하는 국가유산, 높아지는 국민 행복'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을 위한 5개년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립자연유산원 건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수행하고, 무형유산 분야에서는 '5년 이상 이수자'로 제한된 자격을 일반 전승자까지 확대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한다.
고령이나 건강 이유로 전승 활동이 어려운 전승자를 대상으로 한 명예보유자 제도 대신 '무형유산 명인'(가칭) 제도를 도입해 예우와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형에 따라 다양한 유산을 발굴해 보존·관리에도 힘쓴다.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는 항일 독립운동과 관련한 건축 유산 등을 조사해 지정·등록을 확대하고, 보존 가치가 높은 예비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또 승탑, 탑비 등 불교 문화유산을 조사해 향후 기초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궁궐과 왕릉 복원 사업도 곳곳에서 진행된다. 종묘 정전의 경우, 올해 4월까지 수리·보수 작업을 마친 뒤 신주를 다시 모시는 의례와 기념행사를 할 예정이다.
동·식물 등 자연유산 관리에도 주력한다.
전국에 분포하는 천연기념물 동물 종(種)을 대상으로 개체 수, 분포도, 서식 밀도 등을 조사하는 정기 조사가 처음으로 시행되며 표본 박제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한다.
국가유산청은 식물 유산의 경우, 1건 당 식물병원 1곳을 연결하는 식의 '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치료 이력을 상시로 관리할 예정이다. 명승 지정 기준과 분류 체계도 체계적으로 정비한다.
아울러 폭우, 폭설 등 각종 재해·재난으로 국가유산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국가유산 재난 및 안전관리 법률'을 제정해 재난 안전 정책과 시스템을 정비한다.
국가유산을 활용한 문화 행사는 곳곳에서 열린다. 경복궁에서는 건청궁, 향원정, 경회루에서 특별 관람이 진행되고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창덕궁 주요 전각에 걸린 벽화를 공개할 예정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과 관련한 문화유산을 한자리에 모은 기획 전시도 준비 중이다.
또 조선시대 한·일 교류의 상징이었던 조선통신사선을 재현한 배가 항해에 나서고, '2025 오사카 세계엑스포'에 맞춰 전통 공연과 미디어아트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한국 유산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선사 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반구천의 암각화'는 올해 7월 세계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산림녹화기록물'과 '제주4·3사건기록물'은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국가유산청은 2026년 세계유산위원회를 유치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 신규 등재와 보존 현황 점검, 관리 등의 업무를 하는 정부 간 위원회로 한국은 2023년 위원국으로 당선된 바 있다. 1977년 처음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 이래 한국에서 개최된 적은 없다.
국가유산청은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유산위원회를 유치하기 위해 상반기 중 유치 도시를 공모하고 전담 조직을 운영해 차기 개최지 결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개발협력(ODA) 분야에서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이집트 룩소르 라메세움 신전에 이어 페루 마추픽추를 보존·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데도 앞장선다.
국가유산청은 일본에 있는 고려미술관 운영을 돕고, 프랑스국립도서관과 독일 로텐바움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유산을 조사할 예정이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국가유산의 규제와 보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국가유산 본연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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