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차담 이어 취임식장까지 전용차 동승…후임 축하하는 전통복원
재임 4년 비판하는 취임사 앉아서 경청…가자 인질석방 언급엔 기립박수
취임식 후 트럼프 부부 환송 받으며 대통령 전용 헬기로 의회 떠나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하면서 전직이 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미국의 전통을 되살리면서 후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차담에 이어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선서 및 취임사를 지켜본 뒤 후임 대통령의 환송을 받으면서 워싱턴을 떠났다.
정확히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식에 불참한 '흑역사'를 이번에는 끊어내면서 전직 대통령이 신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전통을 다시 이어간 것이다.
이임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불참한 것은 1869년 앤드루 존슨 전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소추에 가담했던 율리시스 그랜트 전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했을 때가 처음이었고, 이후 152년 만인 지난 2021년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했을 때뿐이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54분 백악관 북쪽 현관에 부인 질 여사와 함께 나와 인근 세인트존스 성공회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서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반갑게 맞았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차량에서 내리자 "집에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home)"라고 말했으며, 악수로 인사를 나눈 뒤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과 질 여사는 시종일관 미소를 띤 밝은 표정이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40여분간 차를 마치며 담소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이·취임 부통령 부부 등도 참석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에서 취임식이 열리는 의회 의사당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리무진을 타고 이동했다.
이 역시 1837년 마틴 밴 뷰런 전 대통령 때 생긴 이임 대통령과 신임 대통령이 같은 마차를 타고 의회까지 이동한 전통을 따른 것이다.
의회 의사당 중앙홀(Rotunda)에서 열린 취임식에도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과 함께 입장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연설을 하는 동안 바이든 전 대통령은 연단 뒤편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조용히 취임사를 들었다.
자신이 4년간 펼친 주요 정책을 사실상 모두 부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면서 참석자들이 수차례 기립박수를 보냈지만, 바이든 전 대통령은 한쪽 손에 턱을 고이고 있는 등 계속 앉아 있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하루 전인 전날 가자지구 전쟁 인질들이 석방됐다는 얘기를 할 때 한 차례 일어나 박수를 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성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보낼 것"이라고 말할 때는 앉은 채 박수를 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끝난 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질 여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환송을 받으며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 탑승해 의사당을 떠났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곧바로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이동, 이곳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서 남캘리포니아로 휴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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