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박물관 장기 프로젝트 성과…내년까지 연구 계속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2천년 전 백제왕도의 지형과 식생이 디지털로 복원됐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백제왕도 경관 고증·복원 연구' 프로젝트의 2단계 1차 사업을 최근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2021년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백제 왕궁이 있었던 성곽 지역의 구조와 면모를 복원하는 것이 목표다. 1단계(2021∼2023) 사업을 통해 왕릉지구의 경관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작년부터 추진한 2단계 사업은 분석 지역을 왕릉지구에서 왕성 지역(풍납동 토성, 몽촌토성)으로 확장했으며 총 1∼3차로 나눠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박물관 측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서울대 동물·식물·인골연구실 등과 협력해 완료한 1차 사업에서 풍납동 토성과 몽촌토성 일대의 옛 지형과 식생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2000년대 이전의 항공사진과 지형도를 분석해 당시의 지형과 물길을 파악했다.
특히 성곽 주변의 구릉과 평지, 계곡의 위치를 확인했고 남북, 동서, 북서·남동 방향으로 뻗은 3개의 주요 능선과 북문, 남문, 동문 주변의 지형을 밝혀냈다.
몽촌토성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꽃가루와 씨앗을 분석해 당시 이 지역에 자랐던 식물들도 확인했다.
소나무, 버드나무, 참나무 같은 나무들과 쌀, 잡곡, 복숭아 등 재배 작물의 흔적이 발견됐으며 이를 3차원 디지털 모델(3D 에셋)로 구현하는 작업도 성공했다.
박물관 측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2차 사업을 진행해 올해 말까지 왕궁·관청·도로 등 왕성 내부 시설물을 고증할 계획이다. 또 2026년까지 전체 연구 성과를 종합한 실감형 복원 영상을 제작할 예정이다.
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은 "백제왕도 경관 고증·복원 연구 사업은 2천년 전 왕도 한성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만나볼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왕도 한성의 경관 복원을 위해 여러 학문 분야와의 융합 연구와 고증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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