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왕실에 대한 트럼프 호감 노려 고위 왕족 방미 논의"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개인적인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버킹엄궁이 밝혔다.
버킹엄궁은 찰스 3세의 축전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영국과 미국 양국의 지속하는 특별한 관계를 반영했다"고 전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영상 메시지를 올려 취임을 축하하며 "양국의 특별한 관계는 앞으로도 오래 번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언론은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가 현재로선 서먹한 트럼프 행정부와 더 가까운 관계 구축을 위해 왕실을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간 더타임스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왕실 고위 인사들이 미국 방문을 검토 중이며 이를 총리실과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왕실에 분명한 친밀감을 가지고 있다"며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좋은 관계였고 최근에는 윌리엄 왕세자와 만나 찰스 3세 국왕에 대해 좋게 얘기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윌리엄 왕세자는 지난해 12월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을 계기로 파리에서 만났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왕세자에 대해 "실물이 더 좋아 보인다"며 호감을 표시했다고 영국 언론이 전했다.
왕실 인사의 미국 방문은 내년 미국의 독립 선언 250주년 행사와 맞물려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앞서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영국 국빈 방문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기인 201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1954년 이후 영국 왕실 기록에 따르면 선출직 지도자가 영국을 두 번 국빈 방문한 전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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