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방문해 연설…유럽 자체 국방력 강화 촉구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20일(현지시간) 일선 군부대를 찾아 유럽의 각성을 촉구하며 더 많은 국방 투자를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랑스 육군 디지털 및 사이버 지원 사령부를 방문해 군인들을 상대로 신년 연설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의 취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 지원 정책에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이는 "유럽의 전략적 각성을 위한 기회"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약 우리의 미국 동맹국이 지중해에서 군함을 철수한다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전투기를 보낸다면 우리는 내일 유럽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반문하며 프랑스와 유럽이 진화하는 위협과 변화하는 이해관계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미 편입' 주장 논란을 가리켜 마크롱 대통령은 "1년 전만 해도 그린란드가 정치 및 전략적 논쟁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그런데 지금 이렇게 됐다"며 향후 국제 정세가 급변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동안 꾸준히 미국에 대한 유럽의 안보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자강론을 주장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내일이나 모레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만 향후 평화 협상이 진행될 때 키이우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쟁이 끝난 뒤엔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에서 전쟁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아야 하며, 유럽은 그 과정에서 "완전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된 후 러시아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