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수어 비하 논란 MBC '지금 거신 전화는' 법정제재

연합뉴스 2025-01-21 00:00:21

탕제원 주인 미화 논란 KBS '동물은 훌륭하다'도 주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수어를 비하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MBC TV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에 대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해당 작품은 지난해 11월 22일 방송 중 주인공인 수어 통역사가 '산'을 뜻하는 수어를 표현하는 장면에서 앵커 역할이 "엿 제대로 먹여줬네요. 아니, 뫼 산"이라고 언급하며 가운뎃손가락을 펼쳐 보이는 장면을 방송해 문제가 됐다.

MBC는 농인들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한다면서 다만 수어를 다루는 데 있어 건전하지 않은 의도가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며 드라마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제작에 임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방심위원들은 "일반 시청자들은 욕설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제작진의 사려 깊지 못한 제작 기법으로 청각 장애인들에게 의사소통의 유일한 수단인 수어를 희화화하게 돼 불편을 끼쳤다"며 만장일치로 주의를 결정했다.

방심위는 수십 년 개를 식용으로 도살하던 탕제원 주인을 미화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 2TV 예능 '동물은 훌륭하다' 지난해 11월 23일 방송에 대해서도 법정제재인 '주의'를 결정했다.

KBS는 의견진술에서 식용견 산업 종식을 앞둔 상황에서 가족의 사연에 주목했다면서 출연자와 가족에 대한 도 넘은 인신공격과 영업 방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자료 제공 및 방송에 동의할 경우에만 방송에 사용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으나 법정제재를 피하지는 못했다.

방심위는 또 비속어 사용으로 문제가 된 SBS[034120] TV '런닝맨', MBC TV '놀면 뭐하니?', KBS 2TV '1박 2일'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