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 대다수 "머스크 비호감"…伊서만 '호감' 다소 우위

연합뉴스 2025-01-20 22:00:09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스웨덴 성인 대상 여론조사

극우 지지층서 머스크 호감도 두드러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의 소유주이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대다수 유럽인은 '비호감'으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해리스 인터랙티브는 투자 펀드 Frst의 의뢰로 프랑스(1천명), 독일(1천21명), 이탈리아(1천명), 영국(1천24명), 스웨덴(998명) 등 유럽 5개국 성인을 대상으로 지난 14∼16일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2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머스크를 좋게 평가한다는 의견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에서는 머스크에 호감을 보인 의견이 33%에 불과해 5개국 중 가장 낮았다. 비호감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두배 가까운 60%나 됐다.

머스크가 내달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독일대안당(AfD)을 공개 지지하고 현 정권 지도부를 조롱·모욕한 것이 이런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와 영국, 스웨덴 내의 긍정 평가는 고르게 36%로 저조했다. 부정 여론은 프랑스가 53%, 영국 54%, 스웨덴 48%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 4개국과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머스크에 대한 호감 여론이 51%로, 비호감 여론 41%보다 높게 나왔다.

유럽 각국이 머스크의 노골적인 정치 개입을 비판하는 와중에 조르자 멜로니 총리 홀로 머스크 옹호 의견을 낸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앞서 멜로니 총리는 머스크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 다른 나라 정치에 개입하는 건 월가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같은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정치 성향에 따른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독일에선 AfD 노선에 정치적으로 가깝다는 응답자의 72%가 머스크에 호감을 표했고,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강경우파 이탈리아형제들(Fdl) 지지층 내에선 이 비중이 최대 82%에 달했다. 프랑스에서도 극우 국민연합(RN) 지지층의 56%가 머스크를 좋게 평가했다.

좌파 진영 내에선 예상대로 비호감 의견이 더 높지만, 의외로 급진 좌파 지지층이 상대적 온건 좌파로 분류되는 녹색당·사회당 지지층보다 머스크를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프랑스의 경우 사회당과 녹색당 지지층의 각 68%와 71%가 머스크를 비호감으로 보는 반면,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지지층에선 이 비율이 56%에 그쳤다.

독일에서도 급진 좌파 성향 내 비호감 응답이 57%로 가장 낮았다. 녹색당, 사회민주당 지지층의 비호감 여론은 각각 81%, 80%에 달했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