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리스킹에…독일 최대 교역국 '중국→미국' 교체

연합뉴스 2025-01-20 20:00:10

베트남 등 대안 모색…"美, 통상분쟁에 동참 요구할 수도"

중국 인민대회당 앞 독일 국기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지난해 독일의 최대 교역국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뀐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독일 경제기후보호부 산하 무역투자청(GTAI)은 20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과 교역 규모가 2023년에 비해 0.8% 늘어난 2천550억유로(약 381조원)로 중국(2천470억유로·약 369조원)을 제친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과 수출입 규모는 2023년에 비해 2.9% 감소했다.

중국은 2016년 이후 8년 동안 독일의 최대 교역 상대였다. 2022년에는 수출입 총액이 3천억유로(약 448조원)에 달해 미국(2천500억유로·약 374조원)보다 500억유로(약 75조원) 많았다.

그러나 미국이 핵심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교역이 줄었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 업체들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독일 수출입 총액 추정치

수출만 놓고 보면 중국은 2020∼2021년 미국에 이어 독일의 두 번째 상대국이었으나 지난해는 5위까지 떨어졌다. 독일의 지난해 수출액은 미국·프랑스·네덜란드·폴란드 순이었다.

무역투자청은 "중국이 동남아시아와 무역을 늘리는 가운데 독일 기업들도 중국 시장 전략을 바꾸고 있다. 베트남에서 수입이 11.6% 느는 등 대안을 본격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미국 상대 독일의 무역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인 632억유로(약 94조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관세에 더해 미국 상대 흑자를 줄이라고 독일을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역투자청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EU(유럽연합)와 독일을 얼마나 예리하게 겨냥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미·중 통상분쟁이 격화하면 독일도 동참하라는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dad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