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더 필요치 않다" 압박…美국무부 베테랑 외교관 줄줄이 사표

연합뉴스 2025-01-20 18:00:11

WP, '바이든 행정부와 단절·새정책 추진' 트럼프측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국무부 고위급 외교관들이 줄줄이 사표를 던지고 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단절하고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려는 트럼프 당선인 측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했던 존 바스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 대행과 제프리 파이어트 국무부 에너지·자원 담당 차관보 등 베테랑 외교관들이 사임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담당 업무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았고 특히 중국 관련 경험이 풍부한 '중국통'으로 평가되는 베테랑 외교관인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17일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31일부로 퇴임할 예정이다.

지난주에는 국무부에서 인력과 내부 조정을 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해온 데렉 호건, 마르시아 버니캣, 알라이나 테플리츠 등에게도 트럼프 당선인 측의 사임 요구가 전달됐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측은 지난 17일 국무부 고위급 관료들에게 20일 이후로는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WP는 전임 행정부에서 일했던 인물들에 대한 사임 요구는 차기 행정부의 '특권'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 국무부의 분위기와 구성을 빠르게 바꾸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석이 된 자리는 새로 선발될 20여명의 고위급이 맡게 될 예정이다.

이들 중 다수는 트럼프 1기에서 국무부와 국가안보위원회의 주요 직책을 맡았던 인물들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시절 사무국장을 지냈던 리사 케나는 정무담당 차관 대행 자리 등에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사임 요구가 취임식 전 아무런 예고 없이 이뤄졌고 국무부 내 다른 직책에는 지원할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트럼프 당선인 측이 개인적 감정 등에 따른 조처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그들은 이전에 함께 일한 적이 있고 잘 알려진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