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이후 총수익 3.7조달러, 수수료 1.8조달러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1969년 이후 헤지펀드 업계가 고객들이 맡긴 자금을 운용해 벌어들인 투자이익(총수익)의 절반을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헤지펀드 투자자 LCH 인베스트먼츠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1969년 이후 지난해까지 헤지펀드들이 총수익 3조7천억달러를 창출했지만, 이중 절반에 달하는 1조8천억달러를 투자자에게 수수료로 부과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릭 소퍼 LCH 회장은 "2000년까지 헤지펀드 수수료가 총수익의 3분의 1 수준이었지만 이후 50%로 늘어났다"며 "총수익이 줄어들면서 수수료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누적 기준 총수익 상위 20개 헤지펀드는 총수익의 34%를 수수료로 받았지만, 나머지 헤지펀드들은 수수료 비율이 56%에 달했다.
역사적으로 헤지펀드는 투자자들에게서 매년 2%를 관리수수료로 받고, 투자이익에 대해 20%의 성과수수료를 받는 '2-20' 수수료 모델을 적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이 실적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시장 하락에 대한 보호 장치가 부족해지면서 이러한 상황이 압박받게 됐다.
총수익 대비 수수료 비율이 30%에서 50%로 증가한 것은 주로 높은 관리수수료 때문이라고 LCH는 설명했다.
1970년대에는 관리수수료 비율이 10%를 넘지 않았지만 지난 20년 동안에는 거의 30%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FT는 이러한 변화는 수익이 줄어들면서 관리수수료가 수익의 더 많은 부분을 가져갔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한편 미국 주식시장이 2년 연속 상승한 지난해의 경우 투자자들이 수수료를 차감하고 얻은 이익 규모 순위를 보면 뉴욕 소재 D.E쇼(110억달러), 밀레니엄 매니지먼트(94억달러), 시타델(90억달러) 등이 1~3위를 차지했다.
상위 20개 헤지펀드가 올린 총수익은 939억달러로 전년의 670억달러에서 크게 증가했다. 헤지펀드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이들 상위 20개 헤지펀드의 자산가중수익률은 13.1%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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