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삼성전자 임원 성과급 주식 지급, 의미있는 전환"

연합뉴스 2025-01-20 16:00:08

"주주-이사회-임직원 이해관계 일치 위한 첫 단추"…규모 작아 아쉽다는 지적도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은 20일 삼성전자[005930]가 임원 성과급을 회사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 "선진국형 보상체제로 가는 첫걸음마를 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포럼은 이날 이남우 회장 명의로 논평을 내고 "그동안 지적됐던 주주, 이사회, 임직원 사이 얼라인먼트(alignment·정렬)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첫 단추라고 생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포럼은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보편화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같은 주식보상제도를 삼성전자에 도입해 임직원 보상체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기도 했다.

포럼은 이번 논평에선 "주식보상제도 도입을 계기로 바닥에 떨어진 기술인력 사기를 진작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경영의 근간으로 삼아 과거 권위적인 삼성의 '관리문화'를 극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아쉬움도 드러냈다. 포럼은 "주식보상제도 취지는 좋으나 아쉬운 점은 핵심 기술인력 입장에서는 장기 인센티브라고 하기에는 주식부여 절대금액이 적고 조건도 붙어있다"면서 "긍정적 관점에서 사기를 진작하고 우수직원 이탈을 막으려는 실리콘밸리 주식보상정책과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평균 3억원 규모 주식보상을 임원에게 지급하면 총 2천억∼4천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며 "언제나 실리콘밸리로 이직이 가능한 삼성전자 S급, A급 기술인력 입장에서는 절대 보상금액뿐 아니라 주식보상 규모도 너무 적다"고 짚었다.

반면 삼성전자보다 직원 수가 훨씬 적은 메타는 2022년 17조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임직원에게 보상으로 나눠줬고, 테슬라는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 엔지니어들에게 입사 시 1억원 이상의 주식보상을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포럼은 "삼성전자는 오로지 기술에 전념하고 엔지니어, 과학자, 디자이너 등 기술인력을 우대해야 현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nor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