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중국 무역분쟁 해결 방안으로 제시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철폐하기 위한 협상의 하나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EU에 더 많은 공장을 세우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가 주장했다.
올라 켈레니우스 벤츠 CEO는 19일(현지시간) 보도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EU를 향해 "보호주의에 박차를 가하지 말라"면서 "왜냐하면 우리가 잃을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 회장으로 취임한 켈레니우스 CEO는 과거 중국이 수십 년 전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중국 내 투자를 요청했다면서 이러한 접근 방식이 (유럽과 중국 간) 무역분쟁에 대한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U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EU로 수출되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기존 10%에서 17.8∼45.3%로 인상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EU산 브랜디에 대해 임시 반덤핑 관세를 물리는 등 보복 카드를 확대할 태세다.
켈레니우스 CEO는 관세가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EU 당국은 관세 철폐를 위한 협상에서 중국과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원자재, 첨단 반도체, 부품 등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의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는 헝가리에서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며,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은 스텔란티스와 스페인에 41억 유로 규모의 리튬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EU는 EU의 보조금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중국 업체들에 대해 유럽에 공장을 둬야 하고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도록 새 기준을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부상으로 이미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중국의 보복 조치 등을 우려해 보호주의 조치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폭스바겐, BMW와 함께 독일 3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벤츠는 전 세계 판매량의 30%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중국 지리 자동차와 베이징자동차(BAIC)는 벤츠 주식의 5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앞서 지난주 ACEA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과 관련해 보복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EU 지도자들에게 보낸 바 있다.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