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반군 지역 폭격에 정부군 군인 가족 28명 사망

연합뉴스 2025-01-20 14:00:19

반군에 붙잡혀 있다가 숨져…오폭 여부 등 불분명

미얀마 군사정권 공습에 폐허가 된 마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이 소수민족 반군 장악 지역에 공습을 가해 반군에 붙잡혀 있던 정부군 군인 가족 28명이 숨졌다고 반군 측이 밝혔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정부군 군용기가 소수민족 반군 아라칸군(AA)이 관리하는 임시 구금 시설을 폭격했다고 아라칸군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발표했다.

이 공습으로 시설에 갇혀 있던 정부군 군인 가족 28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했다. 또 숨진 이들 중에는 2살 남자아이를 포함한 9명의 어린이도 있었다고 아라칸군은 전했다.

아라칸군 측은 "사망자·부상자는 미얀마군 군인 가족이었다. 우리는 교전 중에 그들을 붙잡았다"면서 "그들을 석방할 계획을 준비하는 동안 폭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라칸군이 텔레그램에 게재한 사진에는 흰 시트로 덮인 시신 여러 구가 풀밭에 줄줄이 누워 있고 여러 사람이 가까이에서 애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군사정권이 해당 시설을 오폭한 것인지, 정부군 군인 가족이 붙잡혀 있는 사실을 모르고 공습한 것인지 등은 불분명하다고 AFP는 전했다.

군사정권은 라카인주에서 주도 시트웨를 제외한 많은 지역을 아라칸군에 내준 채 치열한 교전을 지속하고 있다.

2021년 2월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은 2023년 하반기 이후 소수민족 무장단체 등 반군의 공세로 영토 상당 부분을 상실하는 위기에 몰린 상태다.

이에 군사정권은 올해 민주적 총선을 실시하겠다면서 주변 국가들의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지상전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반군 장악 지역에서 민간인 등에 대해 무차별 공습을 벌여 사망자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미얀마군은 러시아에서 도입한 수호이(Su)-30SME 전폭기 6대 인수를 마친 데 이어 지난 8일에도 아라칸군이 장악한 라카인주 마을에 공습을 가해 민간인 최소 41명이 숨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인권단체 자료를 인용, 지난해 1∼8월 미얀마군이 1천639회 공습을 가해 최소 814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