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겨울철 뇌졸중·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 조기대처 당부
119 바로 연락해 신속 대처해야…조기 발견·치료하면 사망·장애 없이 회복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70대 A씨는 지역 내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를 방문했는데, 센터 직원이 그의 상당히 어눌한 말투를 눈치챘다.
이 직원은 뇌졸중이 의심된다며 환자와 가족을 설득해 종합병원을 찾도록 했다.
A씨는 결국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 무사히 퇴원했다.
이는 주변인이 뇌졸중 조기 증상을 알아차린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평소와 달리 말투가 어눌해지거나 한쪽 얼굴과 팔·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들고 심한 두통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 짓누르는 느낌이 있고 숨이 많이 찰 때는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20일 설 연휴를 앞두고 추위가 지속함에 따라 본인이나 가족에게 이러한 뇌졸중, 심근경색 조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119에 연락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뇌졸중과 심근경색은 주요 사망원인일 뿐 아니라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장애를 동반할 수 있어 환자와 가족의 신체적·경제적 부담을 가중한다. 65세 이상에서 뇌졸중과 심근경색 발생 시 1년 내 사망률은 각각 32.1%와 25.8%에 달한다.
더욱이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조기에 발견·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 두통이나 어눌한 말투로 뇌졸중을 의심했다가 신속히 병원을 찾아 회복된 사례가 적지 않다.
뇌졸중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 한쪽 얼굴, 팔, 다리에 힘이 빠짐 ▲ 말이 어눌해지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함 ▲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양쪽 눈 시야의 반이 보이지 않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임 ▲ 어지럽거나 몸의 중심을 잡기 힘듦 ▲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심한 두통 등이다.
이때의 심한 두통은 머리를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극심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할 조기 증상은 ▲ 가슴에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 또는 짓누르는 느낌 ▲ 턱, 목 또는 등 부위에 심한 통증이나 답답함 ▲ 숨이 많이 참 ▲ 팔 또는 어깨에 통증이나 불편함 등이다.
이러한 뇌졸중·심근경색 증상은 평소에 잘 알아두고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
지난해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기증상 인지율은 뇌졸중 59.2%, 심근경색 49.7% 등 절반에 불과했다.
증상 발생 시에는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바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가족이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야간이나 주말이라고 해서 외래 진료까지 기다리는 것도 삼가야 한다. 환자가 직접 운전하는 건 위험한 만큼 주위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환자가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고 표현할수록 신속히 치료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평소에 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거듭 당부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예방이다.
금연·절주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는 평소에 적절하게 치료·관리하는 게 필수다.
어르신, 만성질환자, 과거 병력이 있는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은 장시간 외출을 자제하거나 외출 시에도 보온을 유지하는 등 추위에 갑작스럽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