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KT&G 전·현 이사회가 자사주 무상·저가 기부로 회사에 1조원대 손해를 끼쳤다며 이를 회복하기 위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고 20일 밝혔다.
FCP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KT&G 전현직 이사회가 산하 재단, 사내복지근로기금 등에 자기주식을 무상 또는 저가로 기부한 데 대한 회사의 손해를 회복하고자 주주대표소송을 지난 17일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FCP는 지난해 1월 KT&G 21명의 임원이 2002년부터 17년간 1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기부한 행위에 대해 이사회가 직접 사안을 조사하고 손해를 회복하게 하라는 소 제기를 청구했으나 KT&G가 이를 거부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을 게을리할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고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이다. 원고(주주)가 승소하면 배상금은 원고가 아닌 회사에 돌아간다.
상법에 따르면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상장법인은 0.01%)을 가진 주주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에 먼저 소 제기를 청구한 뒤,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30일 내에 소 제기를 하지 않으면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FCP는 "KT&G와 국내 주식시장의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법률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FCP는 KT&G의 자사주 기부가 2002년 KT&G의 민영화 당시부터 치밀한 계획하에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당시 이사회가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하는 와중에 산하 재단 등이 의결권의 12% 이상(2023년 말 기준)을 확보했고, 이 지분은 최대주주인 기업은행보다 많다.
FCP는 "KT&G는 2023년 11월 자기주식 7.5%를 3년 내 소각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초에 소량을 소각한 뒤 나머지 자기주식을 언제 어떻게 소각할지에 대해서는 아무 행동도, 언급도 없어 수많은 주주가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2023년 1월 당시 방경만 수석부사장(현 대표이사 사장)은 '단기적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소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한 바 있어 지금까지 자기주식 소각을 하지 않고 있는 배경에 관하여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현 FCP 대표는 "KT&G는 왜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가 도입되어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라며 "다음 달에 방경만 사장의 첫해 성적표를 주주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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