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가마우지 배설물 광합성 방해 '백화 현상'…시 "상황 지켜보는 중"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최근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 왕버들 군락지가 조류 배설물로 하얗게 뒤덮이는 백화 현상으로 일대 나무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20일 창원시에 따르면 겨울 철새인 민물가마우지 900여마리가 주남저수지 탐방로 인근에 조성된 약 1만㎡ 면적의 왕버들 군락지에서 월동 중이다.
유별난 먹성을 가진 민물가마우지가 이곳에서 겨울을 나면서 많은 배설물을 쏟아내는 까닭에 일대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문제는 이 배설물이 산성을 띠면서 나무 광합성을 방해하고 토양 질을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대 왕버들 60여그루는 고사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러나 당장 지자체 등이 나서 이런 백화 현상의 원인인 민물가마우지를 포획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민물가마우지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조 시행'에 따라 유해조수로 지정돼 포획할 수 있게 됐지만, 주남저수지 일대 어족자원에는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는 상황이라 실질적인 조치가 어렵다.
창원시 관계자는 "어족자원에는 큰 피해가 없는 상황에서 자칫 총포로 포획을 시도하다가 다른 철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현재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면적이 약 898만㎡인 주남저수지 크기를 고려했을 때 이번 왕버들 군락지 백화현상은 매우 적은 수준이라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jjh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