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심혈관질환에 끼치는 영향은…혈관 변화 실시간 관찰

연합뉴스 2025-01-20 11:00:09

KAIST·고려대 "새로운 심혈관 치료 전략 제시"

동맥경화 병변 쥐의 경동맥 영상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유홍기 교수팀은 고려대 구로병원 김진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스트레스에 의한 혈관 내 세포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생체 내 영상 획득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30%)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급성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하게 하고, 이는 혈관 내벽 세포에 영향을 미쳐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

또한 조혈모세포를 활성화해 면역 세포의 생산을 증가시킨다.

지금까지는 심장 박동으로 인한 혈관의 움직임 때문에 이런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초점 가변 렌즈를 생체 내 광학 현미경에 도입해 혈관의 움직임을 보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투명한 액체로 채워진 초점 가변 렌즈는 전기적 신호를 통해 액체를 둘러싼 탄성막의 곡률 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기계적인 움직임 없이도 초점 거리를 빠르게 조절할 수 있다.

특히 심장 박동 신호와 렌즈의 초점 조절을 동기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혈관을 물리적으로 고정하거나 특정 시점의 이미지를 촬영하는 기존 방법은 혈류에 영향을 미치거나 시간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스트레스 노출 쥐와 대조군 쥐의 동맥경화 병변 경동맥 영상

실제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혈관 내 면역세포들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에서 스트레스가 면역세포의 혈관 벽 부착을 매우 증가시키고, 이동 속도는 감소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5주 동안의 종단 연구를 통해 만성 스트레스의 영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화해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동맥경화반(플라크)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실험군 쥐의 경동맥에서 골수세포 침윤이 대조군 대비 6배가량 증가한 모습을 확인, 동맥경화 병변의 진행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유홍기 교수는 "지금까지는 관찰하기 어려웠던 혈관 내 면역세포들의 실시간 움직임을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관찰할 수 있게 돼 스트레스로 인한 심혈관 질환의 발병 과정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스트레스와 관련된 심혈관 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고려대 구로병원 공동연구팀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