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크슛 우승 조준희 "내 오랜 팬…농구화·유니폼 선물 드릴 것"

연합뉴스 2025-01-20 07:00:09

"'한 번 더' 외친 팬들, 기회 주신 심판진과 형들께 모두 감사"

덩크슛 콘테스트 우승 조준희

(부산=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서울 삼성의 조준희가 멋진 덩크 장면을 함께 연출한 여성 팬과 "한 번 더"를 외친 9천여명의 팬, 자신에게 기회를 추가로 준 심판진 및 동료 선수 모두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조준희는 19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조준희는 예선에서 팀 동료 저스틴 구탕의 유니폼을 빌려 입고 기를 받아 50점 만점으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는 손준(한국가스공사), 이광진(LG)과 45점으로 동률이 돼 2차 결선을 치른 뒤 심사위원 5명으로부터 모두 10점을 받아내 트로피를 받았다.

사실 조준희의 우승엔 경기장을 채운 모두의 도움이 있었다.

조준희는 1차 결선에서 미리 섭외한 여성 팬 한 명을 골대 앞에 세워 두고 그 키를 뛰어넘는 멋있는 덩크를 두 차례 시도했는데, 모두 아쉽게 빗나갔다.

2차 결선에서도 조준희의 멋진 덩크 장면 연출을 위해 팬이 다시 나섰으나 이번에도 두 차례 모두 아깝게 실패했다.

조준희의 기회는 모두 사라진 상황이었다.

그때 관중석에서 팬들이 한목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한 번 더! 한 번 더!"

이에 심판진과 결선에 오른 동료 선수들도 응원의 마음을 보내며 조준희에게만 특별히 기회를 한 차례 더 줬다.

간절한 마음을 안고 힘차게 도약한 조준희는 팬의 머리 위를 다리 사이로 뛰어넘은 뒤 마침내 한 손으로 시원한 덩크를 꽂아 넣었다.

사직체육관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조준희의 덩크를 도운 팬, "한 번 더"를 한목소리로 외친 9천여명의 팬, 특별 기회를 허용해준 심판진과 동료 선수들에 조준희의 집념이 합쳐져 만들어낸 감동적인 결과였다.

덩크슛하는 조준희

조준희는 취재진과 만나 연신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준희는 "큰 상을 받아 믿기지 않는다"며 "한 번 더 기회를 주신 심판과 팬들, 형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 기회가 아니었으면 다른 형들이 덩크상을 받았을 것 같다"는 조준희는 "정말 감동했다.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압박감이 강했지만, 이렇게까지 기회를 줬는데 못 넣는다면 후회할 것 같아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조준희는 자신의 덩크를 도운 이가 "옛날부터 응원해주시던 팬"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현장에서 이 팬을 발견한 조준희가 덩크 콘테스트를 위해 직접 섭외했는데, 흔쾌히 수락해 좋은 그림이 연출됐다고 한다.

조준희는 "한 번도 아니고 다섯 번을 서 계셨는데…"라며 취재진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하고, 계속 끝까지 계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는 조준희는 행사가 끝난 뒤 팬을 만나면 오늘 덩크 콘테스트에서 신은 농구화와 착용한 유니폼을 선물로 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우승 상금 200만원으로는 선수단에 커피를 사고, 생신을 맞은 아버지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이벤트 매치인 덩크 콘테스트에만 참가했지만, 다음에는 올스타전 본 경기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욕도 드러냈다.

조준희는 "큰 무대에 올라가니까 덩크만이 아닌 다른 것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며 "최대한 감독님 지시를 잘 따르고 성장해서 빨리 코트 위에 서고 싶다"고 다짐했다.

soru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