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人] 최민규 한투운용 글로벌주식담당 "미국 나홀로 호황 1~2년 더 지속"

연합뉴스 2025-01-20 07:00:08

"美, AI 기술 혁신 주도·자국 우선주의 강화·민간 성장 잠재력 충분"

"미국 증시, 밸류에이션 높지만 이익 성장 뒷받침돼…고점 아냐"

"트럼프 수혜 산업은 첨단기술, 금융, 에너지, 우주·방위산업"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담당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7일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7%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프랑스(1.1→0.8%), 이탈리아(0.8→0.7%), 독일(0.8→0.3%) 등 다른 주요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내린 것과 대비된다.

세계은행(WB) 역시 같은 날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2.3%로 올리며, 선진국(유로지역 1.0%, 일본 1.2%) 중 유일하게 2%대 성장을 할 것으로 봤다.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담당은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미국 예외주의, 즉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이 앞으로 1~2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면 경제 호황에 따른 수혜를 독식하며 경제 규모를 키워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증시가 지난 2년에 걸쳐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나 강한 성장을 바탕으로 더 오를 여력이 있다며, 트럼프 시대에는 첨단산업, 금융업, 에너지 기업, 우주항공·방위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담당은 지난 2008년 한투운용에 입사한 뒤 퀀트운용팀 부서장, 글로벌퀀트운용부 부서장을 거쳐 이달부터 글로벌주식운용담당을 역임하고 있다.

다음은 최 담당과의 일문일답.

-- 미국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 현재 미국 경제가 굉장히 좋고, 앞으로도 좋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앞으로 당분간 미국 경제만 좋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통상 미국 경제가 활황을 보이면 시차를 두고 이머징 국가들이 그 낙수효과를 보며 세계 경제가 다 같이 좋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온쇼어링(자국 내 생산) 등으로 다른 국가로의 낙수효과가 사그라드는 추세다.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담당

-- 미국 경제가 당분간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 먼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약 20년 만의 기술 혁신 시대를 미국이 완전히 주도하고 있다. AI 관련 혁신 기업과 기술이 모두 미국에 집중됐다. 또한 자국 우선주의로 혁신에 따른 혜택을 모두 받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 능력을 확충하려는 정책이 잇따라 나오며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AI 혁신에 따른 노동생산성 개선 효과도 미국에서 가장 먼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추후 물가 상승을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아니더라도 민간 주체가 경제 성장을 이끌 여력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은 민간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부채가 다른 국가보다 낮아, 민간 부문이 경제를 주도할 잠재 능력이 충분하다.

-- 이런 미국 예외주의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 정확히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독주를 견제할 국가가 마땅히 보이지 않고, 생긴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특히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고, 이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트럼프의 임기가 이제 막 시작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앞으로 1~2년은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이 지속될 것이다.

-- 올해 미국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선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올해 미국 시장을 전망한다면.

▲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증시가 워낙 큰 폭으로 올라 소위 고점론이 나오는 것 같다. 밸류에이션을 보면 지금 높은 수준인 것은 맞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이 문제 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이익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익이 올라오면 자연스럽게 밸류에이션은 내려온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연 4.25~4.5%로 역사적으로 보면 매우 높은 수준인데도 경제가 버티고 있는 것은 AI 산업 주도로 이익이 창출되고, 성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단기적 관점에서 보면 강달러 부담을 해소하지 못하면 미국 증시도 탄력받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는데.

▲ 미국 경제만 좋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달러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 달러인덱스의 역사적 수준을 고려하면 아직 더 오를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다만 달러 가치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는 물론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추세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지금 달러 수준이 극단적으로 튀어 급격한 부담이 되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달러 수준을 통제할 정책 수단이 있어 시장에 부담이 되지 않게 관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유 생산 조절을 통한 유가 관리, AI발 노동생산성 제고에 따른 임금 상승 압력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 그렇다면 미국 시장에서 어떤 산업에 주목해야 할까. 특히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탄력받을 업종은 무엇일까.

▲ 트럼프 공약집 등을 기반으로 보면 반도체와 제약·생명공학 등 첨단 기술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핀테크, 크립토 등과 관련한 금융 규제가 완화되며 달러 기반 금융산업도 탄력받을 수 있다. 환경 문제 등으로 그동안 소외됐던 전통 에너지 기업과 전력 인프라 기업은 물론 국방 강화 기조에 따라 우주항공 방위산업 역시 크게 성장할 것이다.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담당

-- 특히 미국 시장을 주도할 기업들이 있다면.

▲ 단연 빅테크이고, 매그니피센트7(M7) 기업들(엔비디아·애플·MS·메타·아마존·알파벳·테슬라)이다. AI는 인터넷이 2000년대 초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처럼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AI에는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팅파워 이 세 가지 요소가 필수적인데, M7이 이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

-- 한국 증시도 이들의 훈풍을 이어받을 수 있을까.

▲ 한국도 앞서 언급한 산업들에서 모두 훌륭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슈 때문에 혁신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 외국인 투자자들과 미팅하면 이런 이유로 한국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재 코스피는 투자 조건은 정말 좋다. 밸류에이션이 매우 낮다. 다만 증시 펀더멘탈의 가장 근간이 되는 기업의 혁신성이 부족하다. 국내 정세 불확실성은 정점은 일단 지났으니, 앞으로 기업 혁신을 지원할 여러 정책이 나와야 할 것 같다.

-- 운용하게 될 펀드인 '한국투자 미국경제 주도산업'을 소개한다면.

▲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 현상에 집중한 펀드다. 특히 이를 주도할 산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하드웨어, AI·소프트웨어, 제약·생명공학, 미래 금융 서비스, 전통·미래 에너지, 전력 인프라, 우주·항공 등 7가지 산업에 집중 투자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비롯한 선순위 투자자가 손실액의 최대 15%를 먼저 인식하는 손익차등형 펀드다. 수익률이 15%에 도달되면 조기 상환되고, 수익률 10%까지는 선순위 투자자와 후순위 투자자가 85대 15의 비율로, 10% 초과 수익에 대해서는 55대 45대 비율로 나눠 갖는다.

손익차등형 5호 펀드인데, 1호는 청산됐고 2호는 청산을 앞두고 있다. 3, 4호는 한국 시장이 좋지 않았어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시장이 너무 오른 것 같아 적극적인 투자가 고민되는 투자자들에 15%까지는 손실을 방어해주는 이 펀드가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o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