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발효 지연되다 약 3시간 늦게 시작에 가슴 쓸어내려…얼싸안기도
"분명한 진전이지만 오늘 밤이라도 꼬일수 있어…기뻐하기 이르다"
(텔아비브=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19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약속된 시각에 맞춰 교전을 멈췄다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자 시민들 사이에 긴장감이 점차 고조됐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합의를 어기고 있다며 가자지구를 전격 공습해 압박 강도를 끌어올렸고, 하마스가 뒤늦게 이날 석방할 인질 3명 명단을 제출하고 나서야 오전 11시 15분에 겨우 휴전이 발효됐다.
휴전 돌입이 2시간 45분 늦어지는 동안 각자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확인하던 사람들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광장 한 켠에 서 있던 중년의 자원봉사자 여성 둘이 조용히 서로를 끌어안고 등을 도닥였다.
하지만 손뼉을 치거나 환호하는 이들은 없었다.
'당장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라'(Bring them home now)라고 쓰인 검정 후드티를 입은 우디 고렌은 "인질 석방 합의는 분명한 진전이지만, 당장 오늘 밤에라도 여러 일들이 꼬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렌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했을 때 사촌 탈 차이미를 잃은 후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활동을 해왔다.
그는 이날 오후 가자지구에서 풀려날 로미 고넨, 에밀리 다마리, 도론 스테인브레처 등 여성 인질 중 한 명과도 친구 사이라고 소개했다.
고렌은 "자신의 딸이 살아있는지조차 모르던 어머니는 이제 자기 곁에 딸을 누이고 함께 잠을 청할 수 있게 됐다"며 "당장 우리에게는 이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이고, 모두가 돌아올 수 있도록 휴전 3단계까지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납치된 이들의 석방을 기원하는 노란 리본과 풍선, 인질들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 등을 둘러보던 노부부는 "제 시간에 싸움이 멈추지 않은 것이 실망스럽다"며 "하마스가 진짜로 합의 조건을 다 지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히브리어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한 남편은 "아직 인질들이 석방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뻐하기는 이르다"며 "하마스는 아직도 이스라엘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인질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다 써봐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가자지구의 어린 아이들에게 평화를 추구하도록 교육할 수 없다면 평화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단은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아픔에 공감해줘 감사하다"며 "한국도 북한 정권이 어서 무너져 남북 사이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dk@yna.co.kr